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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賞菊(상국) / 국화 감상

금삿갓의 漢詩自吟(251210)

by 금삿갓

賞菊(상국) / 국화 감상

- 금삿갓 芸史(운사) 琴東秀(금동수) 拙句(졸구)


晩秋賞菊惜斜陽

만추상국석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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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국화 구경에 지는 해가 아쉬운데

能嗅無違隱隱香

능후무위은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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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은은한 향 맡을 수 있구나.


繁葉紅花皆盡露

번엽홍화개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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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잎 붉은 꽃 찬 이슬에 다해도

軟枝黃卉獨凌霜

연지황훼독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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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한 가지 노란 꽃잎 홀로 서리 업신여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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落英屈老餐宵飯

낙영굴로찬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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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은 떨어진 꽃잎으로 저녁밥 먹고

採蘂淵明樂晝觴

채예연명락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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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잠은 꽃을 따서 낮술을 즐겼도다.


早植遲開君子德

조식지개군자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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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심어도 더디 피니 군자의 덕이요

雖然雪意願延長

수연설의원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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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눈 올 것 같지만 길게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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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지지난 달인 10월 말에 지역마다 열리는 국화꽃 축제를 보고 느낀 감상을 지은 것이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시인들은 국화를 감상하는 시를 한 수씩을 짓는데, 시의 느낌이 거기서 거기 것 같다. 금삿갓도 지난해 올해 계속 지어보지만 특별히 실력이 늘어난 것도 아니어서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옛날 도연명(陶淵明)은 <음주(飮酒) 5>라는 시에서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 / 동쪽 울타리의 국화를 따면서,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 / 한가로이 남산을 바라보네.”라고 읊어서 인구에 회자되었고, 굴원(屈原)은 <이소(離騷)>에서 “夕餐秋菊之落英(석찬추국지낙영) / 국화의 떨어진 꽃잎으로 저녁을 먹는다.”라고 읊은 것을 인용해 보았다. 곧 된서리에 모두 떨어지겠지만 마지막 남은 꽃으로서 더 오래 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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