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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Nov 21. 2024

173> 懷吳中馮秀才(회오중풍수재)

漢詩工夫(241004)

懷吳中馮秀才(회오중풍수재) / 오나라 땅 풍수재를 생각하며

 - 杜牧(두목)


長洲苑外草蕭蕭

장주원외초소소

○○●●●○◎

장주원 밖의 풀들이 쓸쓸하고


却筭遊程歲月遲

각산유정세월지

●●○○●●◎

노닐던 길 돌이켜 세니 세월이 느리네.


惟有別時今不忘

유유별시금불망

○●●○○●◑

오직 이별의 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하니


暮煙秋雨過楓橋

모연추우과풍교

●○○●○○◎

저녁안개와 가을비에 풍교를 지났었지.

* 吳中(오중) : 지금의 소주(蘇州) 일대. 옛 오(吳) 나라 지역.

* 馮秀才(풍수재) : 풍씨(馮氏) 성을 가진 어떤 사람인지는 미상(未詳)이다. 수재(秀才)는 각 지방(各 地方)에서 추천(推薦)된 과거시험(科擧試驗) 유자격자(有資格者)를 이렇게 불렀다.

* 長洲苑(장주원) : 오왕(吳王) 합려(闔閭)가 사냥하던 곳으로, 지금의 소주(蘇州) 서남쪽에 있음.

* 蕭蕭(소소) : 쓸쓸한 모양. 비바람소리 낙엽소리 등을 나타내는 의성어. 초라함, 누추함.

* 却筭(각산) : 돌이켜 헤아리다.

* 楓橋(풍교) : 소주성(蘇州城) 서쪽에 있다. 당대(唐代)의 장계(張繼)가 지은 시 <풍교야박(楓橋夜泊)>이 유명하다.

此(차)는 懷馮秀才而作也(회풍수재이작야)라. 言長洲苑外(언장주원외)에 秋草蕭蕭則算計周遊之道程則良覺光陰之遲久也(추초소소즉산계주유지도정즉양각광음지지구야)라. 回思離別之時(회사이별지시)하야. 迄今不忘者(흘금불망자)는 暮烟凝(모연응)하고, 秋雨霏而過於楓橋也(추우비이과어풍교야)라. 上二句(상2구)는 言遊程之許久也(언유정지허구야)요. 下二句(하2구)는 言別時之景也(언별시지경야)라.

이 시는 풍수재를 생각하며 지은 것이다. 장주원 밖에 가을 풀이 소소하고, 두루 노닐던 로정(路程)을 헤아려 보니, 세월이 오래됐음을 잘 알겠다는 말이다. 돌이켜 이별할 때를 생각하여, 지금에 이르러 잊지 못하는 것은 저녁연기 엉기는 가을비 속에 풍교를 지나갔기 때문이다. 위 2구는 노닐던 노정이 오래된 것을 말하였고, 아래 2구는 이별할 때의 풍경을 말하였다.

* 杜牧(두목) : 지금의 산시(陝西)성 성도(城都)인 시안(西安)에 해당하는 경조(京兆) 만년(萬年) 출신이다. 자는 목지(牧之)라 했고, 호는 번천(樊川) 또는 번천거사(樊川居士)라 했다. 『통전』이라는 역사서를 남긴 재상 두우(杜佑)의 손자이기도 하다. 문종 대화(大和) 2년인 828년에 진사가 되어 홍문관교서랑(弘文館校書郞)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일찍이 강서선흡관찰사(江西宣歙觀察使) 심전사와 회남(淮南) 절도사 우승유 밑에 들어가 감찰어사(監察御史)와 후베이성 황저우(黃州)와 안후이성 츠저우(池州), 저장성 목주(睦州) 등지의 자사를 지냈고, 조정에 들어가서는 사훈원외랑(司勳員外郞)이 되었다. 무종 회창(會昌) 연간에 고공낭중(考功郎中)과 지제고(知制誥, 국왕의 교서 작성직), 중서사인(中書舍人)을 역임했다. 문장과 시에 능했던 두목은 이상은과 더불어 ‘소이두(小李杜)’로 불렸다. 대표작으로 「아방궁부(阿房宮賦)」 외에 「강남춘(江南春)」과 『번천문집(樊川文集)』 20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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