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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터 박종찬 Dec 11. 2022

"신 맛 안나는 커피로 주세요."

커피에서의 신맛은 꼭 필요할까?

커피에서 느껴지는 신맛은 참 호불호가 강하다.

카페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신 맛 안나는 커피로 추천을 요청하시니 말이다. 예전에 나도 "커피는 써야 제 맛이지"라며 씁쓸한 맛에 커피를 마시는 편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카페에서 신맛 나는 커피를 팔고 있다.

왜..? 커피에서 신맛은 꼭 필요한 존재일까?



그래서 오늘은 커피의 신맛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바로 들어가 보자.





우리에게 신 맛은?


어릴 때 자주 먹던 아*셔, 하얗게 구연산이 붙어있는 젤리, 이 맘 때면 손톱이 노래져라 까먹는 귤 등

우리 일상에서 '신맛'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익숙하다.

신맛이 주된 식품은 보기만해도 침이 고인다.


알고 있듯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맛은 신, 단, 쓴, 짠, 감칠맛으로 총 5가지이다.


그 5가지 중에서 신맛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그리고 신맛은 익숙함 등 개인차에 따라 좋아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호불호가 심한 맛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10배 정도 신맛에 민감하다고 한다. 우리가 굉장히 시큼하게 느끼는 맛도 서양인들에게는 풍부하다고 인지할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요리를 할 때면 식초를 넣고, 레몬즙을 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신맛은 음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신맛을 줄여버린다면, 단맛도 향도 함께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단맛과 향이 줄어들지 않는 선에서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는 정도의 신맛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적은 양으로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만큼, 사람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신맛의 강도를 결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럼 커피에서 신맛은 어떨까?




커피에서 신맛은

왜 날까?


사실 커피가 신맛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커피라는 것은 커피체리의 씨앗. 즉, 과일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다 같은 커피라도 자란 환경이나 지역, 품종 등에 따라 생성되는 신맛의 성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커피가 가지 신맛 성분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것을 유기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커피가 가지고 있는 유기산의 종류에는 초산,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인산, 젖산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성분들은 열에 약해 로스팅이 강하게 될수록 줄어든다. 그래서 강배전 로스팅에서는 신맛이 적게 느껴진다.


좀 더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유기산과 과일, 식품을 연결 지어 보자면,


초산 - 식초

구연산 - 감귤류

사과산 - 사과

주석산 - 포도, 와인

인산 - 열대과일, 콜라

젖산 - 유제품


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다양한 과일에서 느껴지는 신맛이 다른 것처럼, 신맛을 가진 성분은 종류마다 신맛의 강도도 다르고, 떫은 느낌이나 기분 좋고 나쁨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유기산의 느낌과 특정한 향이 만나서 하나의 과일을 떠올리게 만든다.


예를 들면, 구연산이 감귤류의 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렌지, 레몬, 감귤, 자몽 등 감귤류 특유의 신맛은 비슷하다. 구연산의 상큼한 느낌에 단맛이 적다면 레몬. 조금 더 달다면 오렌지, 거기에 쌉싸름한 느낌이 더해진다면 자몽 같은 신맛을 가진 커피라고 인지할 수 있다.


커피 생두 대부분 가지고 있는 유기산은 구연산이다. 여기서 사과산이나 주석산 등 신맛이 더해지면 이를 '복합적'이라고 표현하고, 더 좋은 품질의 커피라고 이야기한다. 커피 한 잔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을 다양하게 만들어주니 신맛은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맛은 커피 한 잔의 완성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밋밋함을 없애주고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여기에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것은 바로 단맛이다.




단+신의 조화, 커피


Q : 시럽이나 설탕을 넣지 않아도 커피가 단맛이 나나요?

A : 그렇습니다.


설탕이나 초콜릿처럼 명확한 단맛은 아니지만, 커피에서 단맛은 품질 좋은 커피를 결정하는 중요한 맛 중 하나이다. 마시다 보면 입안에서 계속해서 감도는 은은한 단맛이 커피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커피에서 단맛은 신맛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조율해주는 역할을 한다. 시큼한 신맛도 단맛과 함께 어우러지면 새콤달콤한 느낌이 되기도 하고, 시기만 한 레몬즙에 단맛을 첨가하면 우리가 마시는 레모네이드나, 레몬주스처럼 맛있는 음료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신맛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과일을 떠올릴 수 있는 이유 또한, 단순히 신맛 때문이 아니라 단맛이 함께 올라오기 때문이다. 신맛이 덜하며 단맛도 덜하게 느껴지고, 단맛이 덜하면 신맛이 너무 과하게 느껴진다. 


이 둘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맛있는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우리에게, 그리고 커피에게 신맛은 어떤 존재인지 알아보았다. 커피에서의 신맛은 사람들은 기분 좋게 만들어줄 수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이다.


나도 늘 로스팅을 하면서, '이 정도 신맛은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까?'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 로스터로써 나는 커피 한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신맛을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 신맛을 가진 커피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오늘도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커피를 볶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봐주시면 너무나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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