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사 레오의 시선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물음은 청소년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필자와 같은 청소년지도사를 비롯해 학부모와 학교, 학원 선생님, 그리고 청소년이 이용하는 이용시설(도서관이나 공부방, 카페, 노래방, 체육시설 등) 종사자와 마을에서 청소년을 마주치는 어른들까지 청소년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그 답에 따라 청소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흔히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수동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스스로 성숙하고 주체성을 지녔다고 여기는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을 규제하고 억압하며 자유를 침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대단히 위험하다.
청소년을 미성숙하다고 바라보는 관점은 보호와 통제를 강화할 뿐 참여할 기회와 실수할 기회를 차단한다. 이후 청소년은 스스로 성숙하거나 자신의 삶을 책임질 기회마저 얻지 못하는데 이는 미성숙화와 무책임화의 개념으로 고착화되는 이유가 된다. 청소년을 미성숙하다고 바라보는 관점은 결국 미성숙의 악순환 고리를 반복하게 만든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에게 또 다시 질문은 던져본다. “당신은 성숙한 존재인가, 당신의 삶에는 더 이상 질풍노도의 시기가 오지 않는가”
이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성숙하다는 말에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고 질풍노도의 시기는 반드시 청소년에게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미성숙한 존재이기에 청소년에 한해 규정짓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청소년과 성인은 결코 다르지 않다. 청소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바라봐야 할 이유다.
청소년이 시민성을 획득하는 것을 대략 어떤 생애 주기적인 적정 연령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라고 보지 않고 청소년도 기성세대와 마친가지로 시민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관점을 시민청소년 관점이라고 한다.
청소년을 우리 사회의 귀중한 사회자원이자 사회변화 주체로 인식하고 독립된 인격체이자 긍정적인 존재로 바라보며 동료 시민으로 함께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우리 기관에 일동 마을활동가 한 분이 찾아왔다. 마을 축제를 기획하면서 기성세대가 아닌 청소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방문한 것인데 일동청소년문화의집의 대표 청소년들인 반딧불이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한참 대화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상호 간 존중의 언어가 오고 갔고 생각을 나눴으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청소년에게 의견을 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다. 청소년을 시민으로 바라보고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마을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의사표시이기도 하고 청소년을 어린아이가 아닌 우리와 같은 한 사람으로 바라볼 때 제대로 만날 수 있다는 사례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러한 사례가 더 자주 발견되길 바라고 있다. 청소년도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주역으로 현재를 살아가는데 기성세대와 한데 어울어지는 것이 당연한 세상을 꿈꾸며 말이다.
그러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걸음. 바로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질문해본다. “당신은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 원문 : http://www.ansa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