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명의 청년을 만났다. 한 명은 블로그로 인연을 맺은 이후 멀리서 나를 보러 온 청년이고 두 명은 우리 기관에서 청소년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인데 모두 청소년지도사에 관심이 많다.
그들과 나는 만나는 공간과 상황이 각기 달랐지만 내게 던지는 질문의 방향은 다르지 않았다. '청소년지도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청소년을 대하는 관점은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좋은 지도사 될 수 있는지' 등을 물어보며 자신이 공부하고 생각하던 삶이 맞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있는 듯했다.
이론을 공부하고 현장에서의 경험이 쌓인 지금의 나도 학부생 시절 비슷한 고민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고민이 별개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청소년을 공부하는 분들이 인터뷰나 과제 등을 요청해오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대화를 나누었고 질문에 응답해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상대 청년에게 '왜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은지', '왜 이 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등를 물었다. 어려웠던 청소년기에 좋은 선생님(청지사)을 만나서 청소년지도사를 알게 된 분도 있었고, 군대에서 이 길을 가고 있는 선임의 영향을 받은 분도 있었으며, 어쩌다 보니 이 길에 들어선 분도 있었다. 계기가 어찌 되었든 그들은 모두 청소년지도사라는 직업적 소양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나는 청소년지도사 현장실습생의 슈퍼바이저로, 예비 청소년지도사 육성프로젝트(대학생 서포터즈)의 담당자로 살아온 경험이 있다. 그 속에는 일반 프로그램보다 몇 배 더 준비하고 노력했던 과정이 있는데 이를 보던 어떤 분은 그렇게 힘들고 표가 나지 않는 이 일에 왜 그리 열심을 내느냐 묻기도 하고 법제화되지 않은 실습 프로그램을 폐지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그분과 입장이 다르다. 청소년지도사가 될 예비 지도사들의 양성체계에도 분명 우리(청소년 기관)의 역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론으로 배운 것을 실제로 활용해 보기도 하고 이론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해 볼 필요도 있다. 그렇게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나본 경험, 미리 청소년지도사를 체험한 순간은 분명 청소년지도사의 삶을 살아갈 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와 함께 청소년지도사 실습을 경험한 이들 중에 상당수 - 우리 재단 전체 인원의 10%쯤의 인원 - 는(은) 현재 우리 재단에서 나의 동료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실습이 종료되는 순간에는 그들이 청소년 업무를 잘 이해하기만을 바랬는데 이후 내 동료가 되었을 때 책임감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들을 마주칠 때면 저절로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마 그들도 나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힘을 얻거나 열심을 내기 위해 노력할 텐데 나는 이것을 실습의 선순환이라 부르겠다.
다시 청년들과의 대화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그들과 나는 적게는 2시간, 많게는 3~4시간 동안 청소년을 주제로 대화했다. 만나고 나니 그들은 모두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직접 사람을 찾아, 기관을 찾아 자신의 고민을 선뜻 나누고 그에 대한 답을 구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대학에서 청소년학을 이론으로 배우면서 느끼는 한계를 현장의 언어로 듣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과감히 투자하고 용기 내어 도전하는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청소년지도사의 길이지만 또 다르게 보면 이만큼 가치로운 일도 없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있을 예비 청소년지도사가 있다면, 또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언제든 연락하라. 기꺼이 함께 대화 나눌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