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슬람 국가에서는 개를 보기 힘든가요?
오늘은 주말이기도 하니 덜 민감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제 친한 동료가 얼마 전 알제리로 주재를 나갔습니다. 가끔씩 그 친구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을 보곤 하는데,
최근에 알제의 동네 마실을 다녀오다 고양이를 봤다고 하네요 (아래사진). 그런데 이상한 게 이 지역에 고양이는 수없이 많은데 왜 개나 강아지는 볼 수 없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슬람에서의 고양이와 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그 친구 궁금증에 대한 답변의 글이 되겠네요.
이슬람 사회에서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존중받았습니다.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도 동물에 대해 당시 성행하던 이중교배, 중성화(거세)등을 금지하라고 말했고, 심지어 동물을 살리기 위한 경우에는, 종교적 의무보다 동물 보호를 더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슬람 사회에서 같은 동물이지만 고양이와 개에 대한 대우는 사실상 천지 차이입니다.
6세기 이슬람이 전파된 이후,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개를 현재까지도 대부분 싫어합니다. 물론 일부국가는 예외입니다. 예를 들면 튀르키예는 애초에 투르크 민족의 상징이 개와 같은 종인 회색늑대였고, 이로 인해 오스만 제국 때는 유기견을 관리하는 벼슬까지 있을 정도로 개를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이집트도 고대부터 죽은 자의 영혼을 심판관 앞으로 데리고 가는 죽음의 신인 "아누비스"가 개의 머리를 하고 등장하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개들을 데리고 사냥하기를 즐겼으며, 죽었을 때 미라 시신옆에 사냥개들을 미라로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영향인지 이집트에서도 개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개는 혐오 및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하기 기사는 2014년에 이란에서 개를 키우는 자에 대해, 이슬람 문화훼손으로 규정짓고 매질 및 벌금 (당시 약 387만 원)을 부과하는 법 제정을 추진했을 정도입니다.
이는 2011년 서방이 이란에 경제제재를 강화했을 때, 개를 동반자로 여기는 서구문화에 대항하면서 이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도로 언급이 되었다가, 2014년에 다시 제정이 추진된 건입니다. 결국, 여러 논란 끝에 법제정 논의는 잠잠해졌습니다.
1) 예언자 무함마드를 보고 짖은 개 이야기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고 신흥 이슬람교를 포교하는 데 있어, 기존 귀족세력의 박해를 받았었습니다. 그 는 박해를 피해 피신을 다녔는데, 한 번은 동굴에 숨었을 때 주변에 있던 개 한 마리가 계속 짖어댔다고 합니다. 자칫 개 한 마리 때문에 적에게 발각될 뻔한 것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 세계인구의 1/4을 점유하는 이슬람교는 탄생 초기 없어졌을 수 도 있었습니다. 그 후 이슬람교도들은 창시자 무함마드를 곤경에 빠트린 개를 천시하고 멀리 했다고 합니다.
2) 개는 이슬람에서 불결한 동물로 인식됩니다.
무함마드는 만약 개가 그룻을 핥으면 7번 닦고 8번 문질러라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하기와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축 보호용 개, 사냥개 또는 농장을 보호하는 개를 키우는 사람을 제외하고, 개를 키우는 사람은 보상 및 축복에서 제외한다 (무함마드 언행록 '하디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이슬람 내 개는 혐오의 동물이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를 의미하는 아랍어 칼브 (Kalb)는 타인을 강도 높게 욕할 때 사용되는 단어가 되었고, 이란이 핵무기 관련 이스라엘을 비난할 때 종종 사용될 정도입니다. 이슬람 사원으로 개가 들어올 경우, 개가 들어온 방은 전체가 부정하며 천사가 오지 않는다고 하여 예배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특히 검은 개를 악마로 보며 죽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이슬람 사회에서 개와는 정 반대의 이미지입니다.
이슬람 권에서 고양이는 신성한 동물로 여기지고, 특히 청결함으로 존경을 받습니다. 종교의례에 있어서도 고양이는 청결하다 여겨져 집이나 사원까지도 출입할 수 있습니다.
1) 무함마드를 구해준 고양이 전설
무함마드가 메카의 정적들과 싸우기 위해 전장으로 향하던 중(우드 전투), 길가에 고양이가 새끼에게 젖을 주는 것을 보얐습니다. 그는 고양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진격 진로를 바꾸라고 명령했고, 이후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 고양이를 입양해 "무에지 (Muezz)"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합니다.
그는 고양이를 좋아하던 자신의 친구에게 "아부 알 프라이야 (고양이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지어 줬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무함마드를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 주었다는 긍정적 인식이 생기게 됩니다.
하루는 잠들어 있던 무함마드가 뱀에 물릴 뻔한 것을 그의 고양이 무에지(Muezz)가 막아주었고, 이후 고양이를 더 많이 아끼게 되었다고 합니다.
2) 고양이에 대한 수많은 기록
이 외에도 고양이에 대한 많은 하디스 내용이 있습니다.
무함마드는 고양이의 박해와 살해를 금지했습니다. 아울러 고양이에게 짜증을 내고,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것을 게을리 한 여자가 지옥에 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무함마드가 책을 읽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자신의 옷자락 위에서 잠든 고양이를 보고 깨우고 싶지 않아서 가위로 자신의 옷자락을 잘라 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언행으로 인해, 개를 혐오하고 대신 고양이를 좋아하는 경향성이 생겼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카타르 월드컵에서 8강전에 탈락한 브라질에 "고양이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브라질 경기 전 공식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고양이가 책상 위로 뛰어 올라왔고, 브라질 축구 관계자가 그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책상 아래로 던진 것이었습니다. 월드컵이 열린 카타르는 이슬람 국가로, 고양이는 신성시되는 동물이었기에 그의 행위는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결국 경기에서 브라질이 지자 주요 매체에서 "고양이의 저주"로 우승 후보였던 브라질이 탈락한 거 아니냐는 보도를 했습니다.
오늘은 이슬람 문화에서의 고양이와 개의 상반된 이미지를 알아봤습니다. 개나 고양이 모두 우리에겐 귀여운 반려 동물인데, 이런 사유로 인해 아직까지 상반된 인식을 가진다는 것이 생소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