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 란을 최근에 봤는데 딱히 덧붙일 말이 없다. 애초에 1985년에 나왔음에도 고전의 반열에 다다른 작품이여서 내 찬사가 의미가 있을런지. .
구로사와 아키라는 종종 하스미 시게히코를 위시한 일부 씨네필들에게 폄하당하는 걸 종종 보았다. 고전이라고 사유를 멈추고 무지성적인 숭배를 보내는 건은 경계해야할 태도지만 구로사와에 대해 보내는 그런 시선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하스미야 원래 그런 논지를 펴왔던 이였으니) 흔히들 일본 최고의 고전영화감독으로 오즈, 미조구치, 나루세를 이야기할텐데 나에겐 나루세와 구로사와다. 구로사와 앞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들은 히치콕과 존 포드밖에 없고 이 둘은 그들 각자를 제외한 모두를 아래에 두는 존재이지 않은가(장 르누아르와 무성영화인들은 예외적이겠지만)
여하튼 그는 시네마틱함의 정의를 내리고 영화라는 예술의 존재이유를 증명한 존재다. 이걸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군대서 본지라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만! 소쿠로프의 러시아 방주와 고민하다 보았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의 걸작이였다. 해럴드 블룸이 셰익스피어의 가장 훌륭한 각색이라고 했던데 동의한다. 언젠가 히치콕과 트뤼포가 한 인터뷰서 걸작은 그 형식의 정점이자 정의다라는 멘트를 본 기억이 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영화화를 논하던 걸로 기억난다. .(경북대 영어교육과생의 빈약한 영어력이여.. .) 여하튼 셰익스피어도 마찬가지다. 그의 희곡이 인류의 자랑이자 자존심이자 등등인 이유는 그것이 희곡이고 연극이기 때문이다. 란은 여러 부분서 핵심적인 틀만 가져와서 다른 영역으로 들어갔기에 이 난점을 극복했다. 란은 영화로서 위대하다.
구로사와는 커리어가 진행될수록 망원렌즈를 사실상 그만의 표준렌즈로 사용했다. 그런 면서 딥포커스가 확연한 중심이자 주제였던 이키루와 비교된달까.
여기서 망원렌즈를 사용한 이유는 첫째 환경과 인물이다. 전경과 후경을 압축하는 망원은 배경과 인물의 거리를 좁힌다. 그 결과 인물은 배경과 분리되어 있지않다. 인물이 배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운명 앞에 작아진 인간이라는 주제와 알맞지 않은가. 그 역사적인 공성전 후 불타는 성을 나오는 그 이미지는 완벽한 예다.
둘째로는 아마 구로사와의 기념비적인 회화적인 화면구성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에 있다.아마 무르나우, 히치콕, 펠리니, 비스콘티 등과 더불어 이런 분야로는 최고의 반열에 있는 그로서는 회화성을 극대화하는 듯한 망원렌즈가 최고의 선택이다.
결정적으로 망원은 평면적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평면적인 숏은 부감이다. 영화는 공감하지 않고 관찰한다. 마치 장난삼아 벌레를 죽이는 아이(원작에서는 글래스고 경이 한 대사를 여기서는 바보가 한다. 걍 이유는 없고 원작 읽었다는 생색임 ㅋ)같은 신의 시선을 추구하는 영화고 부감은 이런 시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요소다. 나는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이 비유적으로 부감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로 구로사와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와 몇몇 장면들과 셰익스피어에 대해서 논하고 싶다면. . 여백이 짧아서.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