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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Nov 21. 2024

옷걸이

묵은 얼룩이 가득한 하루를

벗어 세탁기에 넣고 빨래를 한다


어떤 날은 직접 온몸으로 들어간다


빙빙 돌아가는 세상이 고요하다

파도는 향긋하게 몸을 부순다


흠뻑 젖은 하루를 옷걸이에 건다

어깨를 나란히 걸어 늘어뜨리면

눈밑이 가장 늦게 말라간다


뜨거운 다리미로 주름진 마음을 펴낸다

곧바로 입으면 가슴은 따스할 것이다


내일도 얼룩이 여기저기 묻을 것이다

마음 깊숙이 얼룩지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

어떤 마음은 지워지지 않으니까


옷걸이에 걸린 마음이 선명하게 아플때

망가질 각오로 얼룩을 문질러야 할때

나는 어디에 걸려야 깨끗해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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