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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Dec 19. 2024

해파리

오늘 세상은 유난히도 투명했어

손을 뻗으면 수평선처럼 만질 수 없고

이름을 부르면 증발하듯 흩어졌어

문득 나는 날고 싶었던거야

간질거리는 날개뼈를 쓰다듬으면서


내가 만약 해파리가 된다면

너는 어떤 손을 잡아줄 수 있겠니

투명한 손을 맞잡는다면

나는 불투명한 마음을 입을거야

그렇게 나는 존재하고 싶어


빛이 허망하게 굴절되어

나의 형체를 일그러뜨린다 해도

심장이 옅은 음을 연주한다 해도

여린 손 하나를 놓지 않아준다면

나는 불투명한 무엇이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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