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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젤라 Feb 03. 2024

시나몬롤, 시나본의 추억 (지나간 것들에 대하여)

대학 시절 아버지께서

갑자기 어학연수를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그땐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모르고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다. 영어는 잘하고 싶었다.


가기 전 준비 겸 종로 YBM을 다니게 되었고

그때 그 옆에 시나본이 있었다.

그때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꽤 비쌌던 시나본이었다.

개당 3,000원도 넘었던 것 같았는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시나본을 어쩌다 한 번 사 먹고 (한 두 번 사 먹었나 싶다.)

머리가 띵할 정도의 달콤함에 놀라고 양이 많아 놀랬다.

그 이후 몇 번 사 먹지 못했는데 어느새 매장은 없어졌다.


그렇게 알게 된 시나몬롤에 대한 감동은

코스트코 “구이시나몬롤”을 사서

가끔 데워먹으며 이어갔는데

코스트코 시나몬롤도 곧 없어졌다.

가격도 6개 4천 원대였고 아주 맛있었는데 말이다.


세 쌍둥이를 출산하고 기진맥진하던 시절

2017년 인스타그램에서

시나본 매장 오픈 소식을 듣고

일요일 쉬는 남편에게 얘기해서 다녀왔던 기억도 난다.

푸드코트에서 앉아서 갓 구운 클래식시나본을 먹었는데

달콤한 프로스팅과 계피의 향,

쫄깃한 빵이 어우러져 참 맛있었다.


그 뒤로 시나본에 대한 기억은 잊혀갔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마곡 이대서울병원 지하 시나본에서

클래식시나본, 피칸본을 포장해 왔다.

맛있었지만 그때 그 맛은 아니었다.


대학생이 되어

사회의 단맛과 쓴맛도 모르던 그 시절의 맛이

결혼과 육아를 하게 되며 무심하고 단단해진

2024년의 나에겐

그다지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왜일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 그대로가 추억이고

다시 들춰보면 그때의 나와 다른 것은

추억이 아닌 내가 변화해서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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