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무엇이길래 4
- 실전 편 2 -
학교에서 교사들이 말하는 칭찬과 격려 그리고 피드백
칭찬은 외적 강화에도 영향을 주지만 내적 동기를 저하시킨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교사들이 많다고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의욕 없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좋은 행동의 강화 유지를 위해 칭찬을 포함한 어떤 행위가 필요하다고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칭찬의 개념을 접근했었다면 최근에는 칭찬보다는 격려에 가까운 방식으로 변화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가정에서도 과도한 칭찬보다는 절제되고 객관적인 칭찬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칭찬의 역치를 올리는 것보다는 훨씬 부담이 적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좀 더 좋은 단어들로 된 칭찬을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아이들과 생활해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반대 효과가 크지 않는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고 피로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형태인 인증제 쿠폰 등의 보상제를 도입하는 학급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잘하는 아이만 잘하는 양극화 현상 등 개별 보상으로 인한 문제점도 많기 때문에 학습 보상으로 돌리는 것이 차선책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현직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깨닫게 된 부분이 있다면 내 아이에 대한 학교의 반응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학교나 교사와 상담을 하고 주의를 기울여야겠지만 아이에 대한 학교나 교사의 칭찬 반응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서운해하진 말아야 할 것 같다. 1대 다수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교사의 관심이 적은 이유는 내 아이가 그만큼 평범하고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이스 대국민서비스에 주로 등장하는 표현
아이를 기관에 보내고 있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가입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나이스 대국민서비스 내부에 있는 교사 평가이다. 학년별로 나뉘어 과목별로 작성하게 되어있다. 교사들은 항목을 입력할 때 부정적인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긍정적인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니 나이스 평가를 읽을 때는 칭찬을 하지 않는 다른 부분이 부족한 부분이라는 점이 감안하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나이스에 기재된 내용에 흥분하여 이것을 여기저기 보여주는 자랑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선생님들이 어지간하면 모든 아이들에게 그 정도는 써준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양육자의 메타인지 아니겠는가. 내 아이는 상위 1%에 속할 가능성보다 하위 99%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늘 마음에 품고(?) 있으면 육아와 가정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아래의 발췌 문장들은 여러 어린이의 나이스에 올라온 다양한 선생님들의 글이다. 우리 아이의 것도 섞여있다.
국어 글자를 바르게 써야 하는 까닭을 알고 잘못 쓴 글자를 찾아 바르게 고쳐 쓸 수 있음. 인상 깊었던 일이나 겪은 일을 글로 쓰는 방법을 알고 자신의 생각을 풍부하게 잘 표현함. 문장 부호의 이름과 쓰임을 알고 이를 문장에서 활용할 수 있음. 시를 읽고 장면을 떠올리며 생각이나 느낌을 잘 표현하며, 글을 읽고 인물의 처지와 마음을 짐작하고 인상 깊었던 일이나 겪은 일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자세히 나타냄.
여러 가지 말놀이를 통해 말의 재미를 느끼며 자신의 생각이나 겪은 일을 시나 노래 이야기 등으로 실감나게 표현함.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고 시간을 나타내는 말을 넣어 이야기의 내용을 잘 간추려 말할 수 있으며 자신이 경험한 인상 깊은 일을 글로 작성하는 방법을 알고 글로 작성함.
시에 나타난 여러 가지 감각적 표현을 찾아보고, 그 표현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말하는 능력이 우수하고 표정, 몸짓, 말투에 주의하며 이야기하면 좋은 점을 찾아 말할 수 있음. 듣는 사람을 고려하여 자신이 겪은 일을 실감 나게 말하기를 잘함. 사전에서 뜻을 찾아 낱말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적절히 이해함.
읽는 이를 고려하여 마음을 나타내는 낱말을 사용해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적절히 잘 씀. 이야기 속의 인물, 사건, 배경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고 작품의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매우 잘 파악함. 전기문의 특성을 생각하며 글을 읽고 중요한 내용을 요약할 수 있음.
이 어린이의 경우 국어의 영역 중에서 말하기를 특히 잘하는 것 같다. 각 학년을 담당했던 4명의 교사들은 표현능력이 좋은 말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글쓰기는 적절하거나 그 이하의 수준이고 듣기에 대한 부분은 잘 나와있지 않다. 미루어 짐작하건대 이 아이는 독서와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듣거나 자세하게 글로 쓰는 것은 그리 우수하지 않는 아이인 것 같다. 그럼에도 교사는 아이의 좋은 점에 주목하고 칭찬과 격려를 통해 잘하는 부분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과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들은 아이가 나타내는 장점 또는 가능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대신 과도한 표현을 통한 칭찬보다는 실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칭찬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교사들이 나이스에 기재하는 표현 방식은 가정에서 활용하기에도 매우 좋은 표현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엄마이기에 좀 더 친밀하고 개인적인 표현을 추가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수학 : 제시된 시계를 보고 몇 시 또는 몇 시 30분을 능숙하게 읽고 시계에 주어진 시각을 바르게 나타냄. 덧셈식과 뺄셈식의 관계를 알고 덧셈식을 보고 뺄셈식을, 뺄셈식을 보고 덧셈식을 만들 수 있음. 두 수의 합이 10이 되는 여러 가지 덧셈식을 만들 수 있고 계산을 능숙하게 잘 함.
영어 : 제안하는 표현이 포함된 간단한 대화를 듣고 대부분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음. 안부를 묻고 답하는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되물을 수 있음. 과거에 한 일을 묻고 답하는 표현과 그에 대한 소감을 나타내는 표현을 읽고 잘 이해함. 생김새를 묻고 답하는 표현과 옷차림을 묘사하는 표현을 이해하고 어구 또는 문장으로 쓰기를 잘함.
바른생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 태극기, 애국가에 대해 알고 우리나라에 대한 퀴즈를 친구들과 협동하여 재미있게 해결함. 자원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주변의 물건을 아끼는 방법을 알며 가게놀이를 통해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함. 불우한 이웃에 관심을 가지며 나누며 봉사하는 방법을 알고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함.
도덕: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기르고 생명 존중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를 지님.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과 그것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
사회 :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알아보고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바르게 실천함. 촌락과 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고 각 생활 모습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적절히 잘 찾을 수 있음. 물건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 어떤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는지 알고 있으며, 생산 활동을 종류별로 잘 분류함.
과학 :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조건을 적절하게 잘 설명함. 혼합물의 특징을 이해하고 혼합물을 분리하면 좋은 점을 올바르게 파악하나 적절히 표현하지 못함. 불투명한 물체와 투명한 물체의 그림자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점을 잘 알고 그림자가 생기는 까닭을 적절히 설명함. 화강암과 현무암의 특징을 적절히 관찰하고 색깔이나 알갱이의 크기 등의 특징을 비교 또는 구분하여 잘 설명함.
아이들에게 칭찬이란?
어른들은 이렇게 칭찬에 열을 올리는데 아이들은 칭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칭찬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진짜 칭찬과 가짜 칭찬 정도는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어른들을 좀 더 신뢰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유도 칭찬을 싫어한다고 한다. 어떤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하는 칭찬을 유도 칭찬이라고 한다. 아기같이 떠받드는 느낌의 칭찬도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유형의 칭찬이라고 한다. 칭찬에도 존중하는 마음이 스며들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에는 '예전의 너보다 지금의 네가 더 잘하고 있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잘하지 못했던 부분을 할 줄 알게 되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가 보다. 아이들의 그런 부분을 존중하는 엄마가 되어야 하겠지.
내가 아이를 인정할 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칭찬으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칭찬을 들으면서 느끼게 되는 순수한 기쁨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행동한 이유에 대해 물어보고 그런 행동을 결정한 마음에 공감하고 적절한 반응을 보일 때 아이들은 그 과정을 즐기게 되는 것 같다. 그때 일어나는 것이 내적 성장이라고 믿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판단하고 반응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런 것들을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게 하는 것이 칭찬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좋은 칭찬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갖고 기다리는 마음도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이 아이들의 행동을 바라보고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듣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면 아이들은 그런 어른의 반응에 또다시 반응하며 좋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자기 자발성이란 이런 것을 의미한다.
아이가 부족한 부분이 있던 없던 결과가 좋던 나쁘든 간에 성장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때 어른은 아이에게 최선의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칭찬은 그것을 위한 훌륭한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니 칭찬으로 결과를 의도하려 하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