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전 편 1 -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칭찬'이다.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적절한 육아법을 찾아 늘 고민하지만 매번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칭찬 하나도 쉽게 뱉어내지 못할 만큼 전문가들의 조언이 넘쳐나는 시대에 칭찬이 육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적어본다. 나의 육아는 여전히 진행 중이므로 이 이야기는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당부이기도 하다.
지난 입문 편에서는 칭찬의 사전적 의미와 왜 칭찬을 하는지에 관한 부분을 적어보았고 응용 편에서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이야기와 함께 아이를 키우며 칭찬을 한 실제 사례를 소개해보았다. 실전 편에서는 칭찬의 부작용과 비슷한 듯 다른 용어 그리고 교사들이 입력하는 나이스 대국민서비스에 주로 등장하는 칭찬 표현을 통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칭찬의 부작용
지나치게 좋은 말들로 칭찬하면 다 좋을 것만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좋은 말들로만 이야기하면 자칫 부정적인 단어나 감정은 바르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부정해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감정만이 좋다고 스스로를 세뇌하게 되면 아무래도 메타인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자존감의 하락도 마찬가지다. 좋은 단어들로 구성된 칭찬을 받기 위해 부담감을 느끼고 불안해한다. 만약 아이가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을 때 '우와 정말 잘했다. 00이 똑똑하구나!'라고 말한다면 점수가 낮게 나올 경우 '내가 똑똑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시험 점수가 하락했을 뿐인데 이것이 똑똑하지 못하다, 멍청하다 등으로 연결되어 실패한 사람이라는 인식까지 가게 되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칭찬의 범위를 잘못 잡는 것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이들은 성장에 따른 발달 단계를 거치는데 그런 기본적인 것들까지 칭찬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존재 가치가 '타인의 인정'에 달려 있다고 믿게 될 수도 있다. 걷고 뛰고 키가 크는 등을 칭찬하는 경우라면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칭찬이라면 칭찬을 받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질 것이다. 칭찬을 받지 못할 경우 무기력함에 시달리거나 쉽게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임포스터 증후군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칭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학원을 운영했던 한 친구는 한때 가르쳤던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며 임포스터 증후군을 설명했다. 겸손한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의심한다는 것이다. 운이 좋고 인풋이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아웃풋이 나온 것이라고 말하며 말이다. 자신의 능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한계를 짓고 어떤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사는 아이들을 보며 굉장히 놀랐었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빈 칭찬'이 이런 임포스터 증후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넌 이런 점이 부족하지만 이런 점에 있어서는 참 잘한다'처럼 객관적인 수준의 칭찬이 아닌 지나치게 주관적인 칭찬은 칭찬의 신뢰도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다.
칭찬, 격려, 피드백?
칭찬
칭찬은 강력하다. '잘한다'라던가 '최고야'처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행해지는 칭찬의 경우는 특히 더 강력하다. 칭찬만으로 모든 것을 해낸 기분이 들고 나의 모든 부분이 칭찬을 받은 것 같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 좋은 평가나 관심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달콤한 만큼 지속 시간이 짧다.
부모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점점 더 호들갑스럽게 아이를 치켜세우게 된다. 아이가 쓴 작은 편지부터 대회 수상 실적까지 모두 칭찬으로 도배를 한 다음에도 칭찬은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칭찬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과도한 칭찬을 경계해야 한다. 사소한 일에도 과한 칭찬을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피로도가 증가하게 된다. 칭찬을 하는 사람은 칭찬을 하는 일이 피곤해지고 받는 사람은 무감하고 귀찮아진다. 결국 누구에게도 좋은 칭찬이 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에는 '응용 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방법론'이 중요하다.
칭찬은 보상의 개념에 가깝다. 잘한 행동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보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정에 관한 칭찬이나 결과에 관한 칭찬 모두 큰 맥락에서는 같은 의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격려
칭찬보다 약하다. '예전보다 꼼꼼해졌네' 같은 차분한 느낌의 격려는 처음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장기간에 걸친 격려의 반복은 식상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이어진다면 자기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래 끓인 채개장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빛을 발하게 된다. 일의 단계에 관계없이 또한 성패에 연연하지 않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좌절하지 않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피드백
학습자의 학습 행동에 대하여 교사가 적절한 반응을 보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