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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마스쿠스 Dec 16. 2024

망고

망고가 좋다, 시가 좋다

시집와서 처음보는

시한부 시아버지

나를 보고 허허 웃으셨다


망고 많은 파라과이

나도 망고 좋아해요

제일 좋아 노란 망고


그한마디에

아픈 몸에 나간 일터에서

큰 자루를 가져오셨다


아무말도 안하시고

가져오신 그자루안


노랑망고 빨강망고

큰것들만 들어있다

몇십개가 옹기종기


아버님의 마음처럼

크고예쁜 망고들이

나를보고 웃고있다


감사한 마음에

다리를 주무르니

니가 와줘서 고마워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망고가 나오는 딱 이맘때

망고나무를 보면

아버님을 생각한다


지금은 아무도 나에게 망고를

주지 않는데

아버님은 주었다


망고를 주웠고

자루에 담았다

망고를 주었고

정도 주었다





처음 시집 온 2016년, 12월에 파라과이에는 망고가 참 많습니다. 결혼 전에 시부모님을 한번도 만난적이 없었는데, 만나자 마자 저를 진심으로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특히 아버님이 저를 잘 살펴주셨는데요.

이미 만났을때는 시한부 선고를 받으셔서 몸이 많이 안좋으셨던 때 입니다.


그러다 어느날 제가 망고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시고

현장에 갔다가 망고나무에서 망고를 커다란 자루에 담아서 가지고 오셨는데 ... 20개는 족히 가져다 주셔서 정말 배터지게 먹고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님과 보낸 시간은 5개월뿐이었습니다만

그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주시고

좋은 기억 뿐이라

12월 운전하며 보는 수많은 망고나무를 볼때면

그 나무에서 과일을 주워 며느리 주려고

가져오시는 그분의 발걸음에

많이 그립습니다.


감사한 아버님의 마음을 다시금 기억하게 해주는 망고나무에게 감사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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