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을 때는 문 앞에서 부동자세로 기다리는 분리불안증세의 코비
요사이 접하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하면서 피로가 누적되었다. 일도 일이지만 아이들이 개학을 하면서 두 아이를 다른 학교로 픽업 드롭오프 다니느라 시간이 빠듯하다. 빠듯한 이유는 두 아이가 마치는 시간은 같으나 학교는 반대방향으로 20분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5살 터울인 남매라 작년까지만 해도 첫째 시간에 맞춰서 움직였지만 올해부터는 둘째를 먼저 픽업하기로 했다. 새 학교로 바뀐 환경에 적응기간도 필요하기도 하고 지난 시간 동안 오빠를 많이 기다린 것도 있어서 올해부터는 둘째부터 픽업하기로 했다.
나의 새로운 일은 한 달을 채워가고, 아이들의 새 학기는 2주가 되었다. 첫 주에 정신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걱정했던 것보다 막상 닥치니 해결되는 일이었다. 어수선한 환경에 가족모두가 안정을 찾지 못했는데 코비 역시 루틴이 바뀌어서 적응 못하고 있다.
쉬어야 하고 잠자야 하는 시간에 분리불안 증세가 심한 코비는 혹여나 혼자 두고 나갈까 봐 잠도 푹 자지 못한다. 내가 책상에 앉아있을 때나 안정을 취하고 잠을 잔다.
그리고 식구들이 움직이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따라다닌다. 이런 분리불안증세는 왜 생긴 걸까? 같은 집안에 있어도 불안해서 식구들이 이동하는 곳곳을 따라다니면서 잠을 잔다. 그러니 숙면하지 못하고 선잠을 잔다.
어린 시절 입양해 왔을 때 가족들이 다 일하러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에 엄마와 떨어져 혼자 있는 충격이 큰 원인이 된 것 같다. 잠시 집을 비울 때 혼자 있는 시간에 카메라로 관찰하면 항상 문 앞에 앉아 물 한 모금도 먹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혼자 두고 어디를 가는 일은 참 어렵다.
그러다가 안정을 취하고 옆에서 낮잠 자는 코비를 보면 세상에 제일 팔자 좋은 개 같아 보이기도 하다.^^
부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