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루틴과 나의 루틴이 겹치는 시간
코비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은 산책이다. 산책이란 말만 들어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이른 아침 애들과 코비를 태우고 각기 다른 학교로 한 명씩 내려주고 마지막은 코스인 코비산책로에 간다.
행여나 산책을 하지 않고 집으로 바로 갈까 봐 차에서 내려달라고 끙끙거리기를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 짧은 시간 동안 도시락 싸고 아이들 등교까지 끝내고 한숨 쉬려 하지만 마지막 한 녀석까지 모닝 루틴을 마쳐야 한다.
빠뜨려서는 안 되는 화장실용 비닐봉지까지 챙겨서 차에서 내리는 순간 코비는 날아갈 듯 뛰어 나간다.
달리고 냄새 맡고 큰일 작은 일 다 보고 걷고 또 걷는다.
집안에서는 볼일을 모두 참는 착한 코비는 참았던 욕구도 해소하고, 운동도 하고, 새로운 공기를 마신다. 산책 나온 다른 멍멍이들과도 인사 나누고 반겨주시는 할머니들에게 꼬리도 한껏 흔들어주고, 다른 멍멍이의 향기도 즐기면서 노즈워크를 30분가량한다.
사실 나도 코비와 함께 산책하면 없던 에너지를 받고 돌아온다. 그러니 코비는 집안에만 갇혀 있다가 나가니 얼마나 좋을까! 바깥바람을 쐬고 나면 낮잠도 푹 잘 수 있다. 하지만 굳이 꼭 옆에 붙어서 그것도 랩탑 옆에 누워서 떡하니 자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책상에 꼭 올려달라고 해서 올려주면 안정을 취하고 잔다.
코비의 루틴과 나의 루틴은 겹치는 시간
이제부터는
너는 한잠 자고
나는 한참 쓰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