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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다올 Mar 17. 2022

액티브 시니어의 인생 2라운드

- 전통과 경험, 노하우에 디지털 아이템을 입히다 - 


- 노인 한 명이 숨을 거두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 (아프리카 격언) -



마치 낯선 곳에 온 것처럼 우리가 살아오던 방식, 일하던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바뀐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아름다운 인생 2라운드 문을 활짝 연 사람들, 여기 60대∙70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아름다운 도전과 싱그러운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랜 세월 갈고 닦은 재능과 노하우를 디지털 아이템과 결합하여 창업을 하고, 또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낸 액티브 시니어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 바구니 안에서 잠자고 있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액티브 시니어의 인생 2라운드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새 생명의 잉태를 알리는 봄날의 시작과 같이 사뭇 가슴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도전이다. 


30세 청년과 함께 시작한 70대 수제양복 장인의 인생 2라운드


연예인 비, 유재석, 최민수, 조진웅 등 유명 남자 스타들이 수트(Suit)를 맞춰갈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천의 수제양복 전문점, ‘김주현 바이각’은 이철호(72세) 씨를 비롯한 70대 수제양복 장인 7명과 30세 청년의 합작품이다. 수제양복 장인들의 전통과 경험, 노하우에 30세 청년 김주현 씨가 아이디어를 덧입혀 전통을 잇는 수제 양복점을 창업하게 되었다.


인천 싸리재는 한때 모던보이와 모던걸의 아지트라 불릴 만큼 멋쟁이들로 가득했던 테일러 거리, 인천 개항장을 통해 들어온 근대 신문물인 양복‧양장 문화가 전파된 곳이다. 개항 문화가 대한민국 근대 역사이듯, 싸리재 테일러 거리는 인천의 추억이다. 사양산업으로 소멸 위기에 있던 싸리재 테일러 시장을 되살린 것은 7명의 수제양복 장인과 청년 김주현 씨였다.


싸리재 테일러 거리의 수제양복 장인 이철호씨가 일을 접을 생각을 하고 있던 3년전 어느날, 30세 청년 김주현씨가 찾아와 수제양복 일을 함께 하고자 권유하였다. 세 번이나 찾아와 설득하는 바람에 3개월을 고민한 끝에 결심을 하고, 이후 바지∙상의∙마무리∙재단∙봉제 등 분야별 최고의 전통 기술을 가진 인천의 마지막 남은 수제양복 장인 7명과 함께 ‘김주현 바이각’을 창업하여 인생 2라운드를 시작하였다.


이들 액티브 시니어는 작은 단계부터 협업을 통해 전통을 찾으면서 일했고, 창업 5년차인 지금은 제물포 본점과 송도국제도시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전통을 잇기 위해 대학과 특성화고의 패션디자인학과, 테일러 아카데미로 산학협력을 통하여 수제양복의 젊은 장인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이들 70대의 진정한 액티브 시니어들은 지금 행복한 인생 2라운드를 보내고 있다.


유튜브 PD가 된 CF광고 감독의 인생 2라운드


20년간 CF 광고인 생활을 했던 지성현(65세) 씨는 자신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이용하여 인생 2라운드를 유튜브 PD로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두 명의 시니어 유튜버(Youtuber)를 발굴하여 각 채널 당 구독자 수를 5천, 1만으로 성공시켰으며, 유튜브 채널 안에서 시니어 전문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잡지사의 요청으로 처음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되었고, 그 이후 유튜브 PD의 길로 접어 들면서 액티브 시니어로서 인생 2라운드를 걷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 지성현 씨는 유튜브가 앞으로 누군가의 꿈을 실현해 줄 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서 유튜버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 사람을 직접 찾아 나섰다. 그래서, 처음 일하게 된 사람이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은퇴하여 인생 2라운드를 전업 작가로 전향해 화실을 운영하고 있던 친구, 신석주 씨였다. ‘그림’ 이라는 소재가 있었고, 배우가 꿈이었던 터라 카메라 앞에서 능숙한 대화가 가능하였다.


첫 영상을 올린 지 3일 만에 조회수가 1,000회를 넘었고, 하루에 구독자 수도 300명 넘게 늘어났다. 유튜브 채널은 성공했고, 덩달아 신석주씨의 화실에 그림을 배우러 오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고,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도 넘쳐났다. 채널이 성공하게 된 것은 ‘스토리’ 였다. 서로의 생각과 꿈을 솔직하게 얘기하니, 시청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게 되었고, 그들에게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도는 강원도 동해시에서 린넨 소재로 옷을 만드는 윤제린 씨였다. 손녀에게 선물할 린넨 옷 만들기, 쳔연염색으로 원피스 만들기, 시니어 패션 코디 등을 영상 소재로 삼아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고, 두 달 만에 구독자가 1,000명을 돌파했고, 네 달 만에 구독자가 3천명이 넘었다. 시청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이 풍부했기 때문에 유튜브의 콘텐츠 또한 탄탄했다.


유튜브 PD 지성현 씨는 팬심의 원동력은 솔직한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삶의 콘텐츠가 풍부한 액티브 시니어를 계속 발굴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생활의 달인이고, 그래서 유튜브에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의 버킷 리스트는 우선 10만 구독자 시니어 유튜버를 만드는 것과 우리나라 최초로 시니어 유튜버들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62세 중년의 인생 2라운드, 변화의 예술 ‘발효식초’ 창업


우리가 오랜 시간 숙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생의 원숙하고 깊은 맛을 알게 되듯이, 발효 또한 숙성의 과정을 거친 변화의 예술이다. ㈜한국발효문화원의 김정미(62세) 대표는 천연발효식초 연구자로서 ‘커피식초’와 ‘늙은 호박식초’에 대한 독보적인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


김정미 대표는 2016년 지자체 평생교육과정의 발효식초 제조교육을 수료하고 난 뒤, 38년 전 대학의 실험실에서 배운 화학지식과 접목하여 천연발효식초 개발에 뛰어들었다. 갈수록 건강한 삶이 강조되는 요즘, 다양하게 식초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의 새로운 방향을 찾았다. 화학적 변화 과정에 익숙함이 있던 그녀에게 발효식초가 인생 2라운드의 삶의 변화 모티브가 된 것이다.


㈜한국발효문화원은 4년 여의 숙성 시간을 거쳐 2019년 5월에 창업을 하였다. 김정미 대표는 인천시 동구에서 공유공간 카페를 운영하며, 공정무역 커피와 20여 가지의 천연발효식초를 판다. 다른 공간에는 지역 주민들의 힘을 보태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글쓰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정미 대표는 창업의 숙성 과정뿐만 아니라, 지역 원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초기에 사업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처럼, 액티브 시니어의 인생 2라운드는 경제 활동이든 사회 활동이든 자신이 가진 재능과 인간관계의 네트워크를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를 세상에 내놓고 나름의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하거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해낼 수 있다. 자신의 취미∙경험∙지식∙기술∙커리어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새롭게 일하는 방식, 재능마켓과 접목하여 영화 '버킷 리스트' 처럼 한 가지씩 실행하면서 하나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다.  뉴노멀 시대에 인생 2라운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액티브 시니어는 지금도 꿈을 꾸고 있다.


(참고 자료)

유재석, 최민수도 반했다! 30세 청년과 70대 장인들의 양복점 창업스토리

https://www.junsungki.com/magazine/post-detail.do?group=WORK&id=2697

1만 구독 중장년 크리에이터 만드는 시니어 유튜브PD

https://www.junsungki.com/magazine/post-detail.do?group=WORK&id=3561

화학도 출신 60세 여성의 발효문화원 창업 성공 비법

https://www.junsungki.com/magazine/post-detail.do?group=WORK&id=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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