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발스 테르메 발스
2024년, 새롭게 선발한 트래비스트 12인에게 물었다.
여러분 생애 최고의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권라희 : Switzerland Valls
스위스 발스 테르메 발스
2023년 7월 스위스 건축 여행을 떠났을 당시, 스위스 남부 그라우뷘덴(Graubünden)의 작은 마을 ‘발스’에서 머문 시간이 떠오른다. 발스에서 공간에 대한 감각을 일깨웠다. 일명 ‘발스 스파’라 불리는 ‘테르메 발스(The Therme Vals)’는 알프스 자연을 재현했다. 회색빛 발스의 돌을 곱게 다듬어 켜켜이 쌓았고, 바위 틈새로 뿜어져 나온 온천수를 끌어모아 탕을 만들었다. 천장 틈새로 예리하게 쏟아지는 빛은 동굴에 내린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그곳에 몸을 담그고 시각과 청각, 촉각으로 물과 빛, 바위의 숨결을 느꼈다.
테르메 발스는 버려진 온천장을 되살리고픈 주민들과 이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완벽주의자 건축가,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가 합세해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건축 작품이다. 공들여 지은 건축물의 아름다움에는 그곳을 향한, 짓는 이들의 마음이 한결같음에 대한 찬사도 녹아 있다. 테르메 발스를 통해 누군가의 번뜩이는 천재성에 기대지 않고 우직한 마음으로 함께 돌을 쌓아 간 주민들의 마음을 읽는다. 페터 춤토르가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데는, 분명 주민들의 노고가 한몫했다.
권라희
건축, 예술, 프리다이빙. 3가지의 테마를 바탕으로 여행한다. 경험과 학습을 통해 내공을 쌓으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여행 매거진 <트래비>에 게재된 원고 공유합니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