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소확행
큰딸이 옷이 필요하다 해서 쇼핑센터에 갔다.
딸은 이 옷 저 옷 입으며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날씬해서 인지 다 어울리고 예뻤다. 1+1 하는 청바지를 다른 색으로 구입했다.
딸은 나를 닮아서 인지 옷 사는데 돈을 잘 쓰지 않는다. 편한 기모골덴바지 하나로 올 겨울을 보냈다. 어쩔 때는 나보다 더한 구두쇠인 것 같았다.
기웃기웃 구경하다 아기자기한 물건들 앞에 발길이 멈췄다.
예쁘고 귀여운 그릇들과 이불들을 구경했다. 딸도 어릴 때는 인형만 사달라고 조르더니 이젠 컸다고 같이 프라이팬, 그릇, 컵등을 같이 구경할 수 있어 좋다.
그릇 욕심이 없는 나는 구경을 해도 잘 구입하지 않는다. 늘 미니멀하게 살아야지 하고 마음을 가져서 인지 예쁜 그릇도 돌멩이 보듯이 보인다.
근데 이번에는 귀여운 컵에 눈에 들어왔다. 귀여운 꽃들이 잘 그린 듯 못 그린 듯 순박하고 예뻤다. 컵을 들어보니 가벼워 마음에 들었다.
딸에게 "이거 살까?"
"예쁘네 사 엄마"
집에 있는 컵도 아직 쓸만한데 꼭 필요할까? 컵을 들었다 놓았다 몇 번을 생각하고 망설였다. 12,900원 하는 컵을 망설이 다두고 돌아섰다.
딸과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는 길에 왜 두고 온 컵이 생각이 나는지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났다. 컵이 뭐라고 미련이 생기는 것인지
집에 와서 남편에게 "좀 전에 예쁜 컵을 봤는 데"
돌아오는 남편의 말이 퉁명스럽다."컵이 없어서 컵을 사나?"
나는 컵을 봤다고만 했는 데 돌아오는 남편의 말에 컵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컵 사 오지 했으면 안 살려고 했는 데 컵이 없어서라고 하니까 컵을 사고 싶어 지네 꼭 사야겠다."라고 말을 했다.
무슨 말이 돌아올지 알면서 꼭 남편에게 말을 한다. 무툭툭한 남편은 더 무툭툭하게 말을 내뱉는다. 말을 하지 말지 하고 돌아선다.
다음날 딸이랑 다시 쇼핑센터에 갔다.
다시 봐도 귀여운 컵이었다. 컵세트 옆에 접시세트도 같은 그림으로 있었다.
접시 4개 세트 19,900원 컵이랑 둘 다 사면 삼만 원이 넣는 금액이었다.
컵 한개에 커피 한잔도 안 되는 가격인데 왠지 필요 없는 걸 산다는 기분이 들어, 들어다 놓았다는 반복 하다 그래 사자고 결정했다.
사고 돌아오는 길에 기분이 왜 좋은 건지 이게 말로만 듣던 소소한 행복인가 싶었다.
컵을 깨끗이 씻어서 싱크대에 넣으면서 "엄마컵이야 엄마만 쓴다." 라고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다.
남편에게 보여주니 영혼 없이 예쁘네 한다.
가족들은 컵에 반응이 없다. 나만 혼자 신나서 기분이 좋다.
돌아가면서 컵을 다 사용하고 가족에게 인심 쓰듯이 컵을 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