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되돌아보며
오늘은 기필코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침부터 도서관으로 향했다.
맨 끝 창가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한 번씩 가는 우리 동네의 도서관은 창이 넓어 멀리 바다가 보여서 좋다. 집중이 잘 안 되거나 사색이 필요할 때 한 번씩 들르는 곳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2년. 너무 게으른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쓰고 싶었던 글을 뒤로하고 지난 1년 동안 뭘 하고 지냈는지 2025년에 브런치 글 발행을 2편밖에 못했다.
작년 마지막 글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글쟁이가 되고 싶다.'말이 무색할 정도로 꾸준하지 못했다.
내 모든 신경이 글쓰기에 있지 않고 다른 어딘가에 머무른 것 같다.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면 날아가는 철새를 보고 차 한잔을 마시고 있으니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든 이들에게 시선이 갔다. 그들은 모든 신경이 어디에 가 있을까?
그들은 2025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꿈을 향해 천천히 가고 있을까?
꿈이다. 막연하게 꾸는 꿈.
한 10년도 전쯤 아니 그전부터 내가 쓰는 다이어리에 적여 있는 단어가 하나 있다.
'공인 중개사 도전하기', '경매 공부하기' 부동산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있었는지 아님 조물주 위의 건물주가 되고 싶은 건지 다이어리에 열심히 적어나갔다.
'공인 중개사 100일 완성'이라는 책을 구입해서 독학을 해보겠다고 했으나 그냥 흐지부지 시간이 흘렀고, 먹고살기 바빴다. 직장에 매여 있으며 집, 직장 밖에 모르는 생활에 다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게 전부인 줄 알고 살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고 보니 여유가 생겨 예전에 물건을 정리하다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그때는 계획도 많았고, 다 이루어질 것 같이 연도별로 빼곡히 계획을 적어 두었다.
오십이 넘고 보니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하고 싶은 것을 구별할 수 있는 것 같다.
눈에 들어오는 단어 하나 '공인중개사' 지금이 아니면 더 나이가 들면 힘들어질 것 같았다.
무슨 생각인지 용기인지 무모함인지 인강을 찾다 제일 저렴한 가격에 파격 세일이라 덜컥 결재를 해버렸다.
'뭐, 어려워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입문서를 받고, 책이 하나 둘 배달 올 때마다 두께에 입이 쩍 버려졌고 이렇게 공부할 량이 많았단 말인가 다시 생각해야 할까 '하지 말자', '아니야' 이왕 이렇게 된 거 시작해 보자.
오랜만에 하는 공부라 도통 감을 오지 않고 인터넷 강의만 들으니 강의 듣다가 졸기가 일상이다.
강의를 듣기 시작한 지 6개월쯤 되었을 때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합격 후기에 3개월 만에 합격했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모의 고사도 바닥이고 실력은 제자리걸음이다.
남편에게 "이거 못하겠다. 그만둬야 할 것 같아"라고 했더니
"이제껏 공부한 게 아까운데 시험만 치고 그만둬 몇 달 안 남았잖아"오늘따라 남편은 용기를 주는 말은 한다. 이럴 때는 손발이 안 맞다. 그래 내가 시작한 일 끝까지 마무리는 해야지 남편의 응원에 힘입어서 다시 공부를 해 본다.
시간은 흘러서 다시 6개월이 지났다. 드디어 시험날이 되었다. 떨리지도 않았다.
시험장에 앉았는데 어제 까지 준비해 두었던 계산기를 가져오지 않았다. 계산 문제를 포기하고 잘 찍기로 했다.
1차 오전 2과목을 치고,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그냥 집으로 갈까 하다 2차 오후에 4과목을
치고 마무리를 했다. 수능 다음으로 많이 친다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나도 쳤다.
결과는 기대도 안 한다. 시험장에 들어가서 시험을 다 치고 나왔다는 거에 위안을 삼았다.
시험장에서 나오고 나니 2026년에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은 이상한 용기가 생겼다.
인강 수업 연장 신청을 하며 내년에 다시 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때는 잠을 떨쳐가며 공부다운 공부를 해 봐야겠다.
2025년 한 해 글쓰기를 뒤로 한채 공인중개사 공부에 매달려 보낸 시간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2026년에 글쓰기도 같이 하면 공부에 매달려볼까 한다. 막연한 꿈이 아니라 진짜 꿈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