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끝
임종',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큼 내 가까이에 다가온 적도 없었고, 먼 인연이 있는 누군가의 그러한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마음이 너무 안좋다' 정도였지 그 이상으로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무게감을 느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며칠 전, 임종에 다가온 분들을 뵐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그분들을 대면한다고 생각하니 그제서야 '그분들의 심리상태는 지금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나 감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가늠이 어려웠다.
이른 아침 동이 틀 때 즈음 지하철을 타고 이촌역을 지나면서 요즘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었다. 싱어송라이터 최유리의 '동그라미'라는 곡으로 입문해서 전곡을 반복하던 도중 그날따라 '끝'이라는 곡의 가사가 심장을 후비듯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 난 널 사랑한다 이제 난 너에게 모든 것을 다 넘겨둔 채 떠나려 한단다
난 널 사랑한다 이제 난 어디로 가게 될진 모르겠지만 그저 떠나련다
지나간 계절의 끝은 아무도 없지만 사랑 하난 남아 날 지켜주랴
끝이 없다는 건 누구도 모르겠지만 사랑 하난 남아
이제 난 눈을 감고 가득 찬 네 눈물은 뒤로 한 채 떠나려 한단다
이제 꿈에 머물려다 한참을 더 울고 있는 널 보며 미안하다는 말뿐인
난 널 사랑한다 이제 난 나만의 말들만 가득한 이곳에 머물러 있단다
난 널 사랑한다 변함없이 나는 이곳에 너와 함께 있단 생각에 산단다
지나간 계절의 끝은 아무도 없지만 사랑 하난 남아 날 지켜주랴
끝이 없다는 건 누구도 모르겠지만 사랑 하난 남아
이제 난 눈을 감고 가득 찬 네 눈물은 뒤로 한 채 떠나려 한단다
이제 꿈에 머물려다 한참을 더 울고 있는 널 보며 미안하다는 말뿐인 "
- 최유리, 끝 (4th EP [여정]) -
앨범 소개 中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겨두고 홀로 멀리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슬프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끝을 마주할 때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을 노래했습니다.'
물론 이 곡이 모든 떠나는 분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 떠나는 과정은 언젠가 한번쯤 일어나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마음이 견디기 힘든 것 같다. 떠나는 사람이 내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여전히 나는 그분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거나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감히 짐작해보자면, 몸이 너무 힘들어 떠나고만 싶어도 내 소중한 사람들의 눈물을 뒤로 한 채 떠나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이 찢어지는 일일 것 같다.
하루하루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과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어려운 다짐을 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