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대사 클리셰 끝판왕. 주인공이 상대방에게 “너답지 않아”라고 말하면 삐딱하게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내가 대신 “내대운 걔 믄댸”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다.
퇴사하기 전 ‘나답게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그들의 공통점은 회사 밖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인지 퇴사 후 유독 글로 나를 소개할 때 “나답게 살고 싶어요”라는 문장을 자주 썼다.
내가 생각했던 나다운 삶이란 다수의 사람이 죽상을 하고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모습이 아닌, 회사에서 벗어나 내 삶을 즐기며 사는 모습이었다. 그런 나에게 “나다움에는 함정이 있다”는 뉴스레터 제목은 흥미로웠다.
죽죽 읽다가 철학 유튜버 이충녕 작가의 질문은 ‘나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랫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부정적인 경험과 기억이 많았다는 이유로 나다움을 정의하는데 꼭 회사 ‘밖’에서 ‘즐겁게’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이 제법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면 나다운 게 도대체 뭔데?
이충녕 작가의 쉬운 철학을 향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철학적 시선에서 나다운 삶을 정의하기란 어려웠다. 뭐 일단 나답게 살고 싶다고 말하다 보면 나답게 살겠지. 말이 씨가 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