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에서 나온
<아무튼, 양말> 북토크가 소소하게 재미있어서 읽었다.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작가님이 유일하게 반한
양말 신은 이성, 캐나다 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이야기였다.
책에는 사진이 없어서 읽다가 바로 검색했는데
저자가 왜 반했는지 단번에 알았다.
국제 공식 석상에서 한 나라의 총리가 깔끔한 정장에
짝짝이 양말을 신거나, 깜찍한 양말을 신은 모습은
왠지 금기를 깬 느낌이 들면서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러버덕 양말은 무슨 의미로 신은 건지 궁금했는데
공식적으로 밝혀진 건 없는 듯.
트뤼도가 때로는 상징적 의미 없이 가벼운 교류를 위해
독특한 양말을 신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센스 있는 양말 패션과 달리 최저 지지율로 결국 사임을 했지만).
작가님의 양말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서,
서랍을 열어 버릇처럼 매일 신던 검은 양말을 집었다가
오랜만에 스트라이프 양말을 신고 기분 좀 냈다.
양말 한 켤레에 이렇게 쉽게 기분이 좋아지는 걸
아주 잘 알면서 굳이 매일 검정 양말만 신고 다녔다.
잘 보일 사람도 없는데, 별 일도 없는데, 귀찮은데….
그런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니 알록달록한 양말은
서랍장 밖으로 나올 일 없이 없었다.
양말에서 시작해서 바지, 티셔츠, 모자까지 전부
검은색으로 입는 나를 보며, 이제 그만해야지 싶었다.
문득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검은색 그 자체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아무튼, 양말> 덕분에 내게 다시 조금씩 색이 더해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