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Plan B를 만들어 가다

직장인, 퇴직준비를 위한 이야기들을 시작하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리 회사에서도 희망퇴직이란 제도를 통해 몇 해 동안 수많은 선배 직원분들이 퇴직을 했다. 그분들 중에는 같은 부서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분들도 있었다.


그때 당시에는 어느 정도 퇴직을 앞둔 나이의 분들이라고 생각했지만, 몇몆은 아직 더 같이 일할 나이임에도 퇴직하신 분들도 있었다.  진급문제나 개인사정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나도 언젠가 겪어야 하는 일이기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었다.


직장생활 30년이 가까워지면서 얼마 남지 않은 퇴직이란 현실이 나에게도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걱정들만 늘어났다. 주변에 퇴직하신 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과연 퇴직을 하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퇴직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지? 등의 생각이 많아지고 유튜브를 통해 퇴직자들의 이야기를 보곤 했다.


이런저런 고민만으로 한 해를 보내면서 이제는 무언가 실천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게 3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시작된 내 인생의 Plan B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자 한다.


나의 첫 번째 계획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직업의 특수성이 있다 보니 다양한 정보도 없고 유사 업무를 하고 있거나 내 업무에 관심이 있는 동료나 후배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글쓰기를 함께 시작한 것이 브런치스토리였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 계획은 나의 이야기들을 모아서 책을 만들겠다는  욕심이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많은 글들을 작성해서 출판에 응모했지만 아쉽게도 당선되지 못했다. 그리고  여러 곳에 투고도 해보았지만 상업성이 없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계획은 아직 진행 중이다. 글들을 다시 다듬어야 하고  목차와 제목도 다시 만들어 출간 제안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자비출판도 고려해야 할 듯하다. 2025년 1월 출간을 목표로 부지런히 준비를 해 나가야겠다.


그리고 세 번째 계획은 마라톤이었다. 숨차고 땀나는 달리기를 싫어했지만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혼자 배우고 훈련으로 쌓아온 실력으로 이젠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러너가 되었다. 매 주말마다 10km를 다리고 있으며,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나의 마라톤 이야기는 브런치스토리에 글로 남긴 적도 있다. 그리고 오늘도 일요일 저녁 나는 달릴 것이다.


네 번째 계획은 블로그 운영이었다. 나와 같은 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나 나와 같은 업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상반기 1만 명이 다녀간 상태라 신기하기도 하고 책임감이 생기기도 했다. (기업사회공헌연구소  : www.csrri.com)


아무런 대가 없이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고 싶었다. 이제 시작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서 많은 정보를 가져갈 수 있기를 바란다. 어쩌면 누구에게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모르고 못 찾아봤던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섯 번째 계획은 대형면허 취득이었다.  퇴직자들이 가장 먼저 접근하는 분야가 대형면허 취득으로 버스 운전에 도전하는 것이다. 나 역시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보다는 대형면허 취득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최근 회사에 카운티 차량이 있었는데 행사를 위해 다수의 사람들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아침에 급하게 외부에서 기사를 불러 차량을 이용해야 했었다. 그때 내가 대형면허가 있었으면 그냥 쉽게 운전해서 갈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 후 한두 주 정도 인터넷을 통해 취득 과정과 학원들을 살펴보고 유튜브를 통해 실제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곤 했다. 그렇게 동기부여를 만들어 놓고 집 근처 학원에 등록했다. 주말반으로 3시간 이론교육, 10시간 코스 주행 연습 그리고 학원에서 시험을 보는 과정이었다.


첫 방문 때는 이론교육 3시간을 마쳤고, 그다음주터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전에 가서 두 시간씩 코스 주행 연습을 했다. 두세 번은 강사님이 가르쳐 줬고 그다음부터는 내가 상황을 익히고 직접 운전해 가면서 코스를 지나야 했다. 물론 간간히 내가 당황하거나 틀린 상황을 만들면 강사님이 뒤에서 안내를 해주기도 있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10여분의 시간 동안 60여 가지에 달하는 순간순간 상황별 시뮬레이션을 통해 몸으로 익히고 머리로 외워야 했다.


그렇게 3주간의 주말 대형면허 취득 연습 기간을 통해 마지막 날 연습 후 학원에서 바로 시험응시를 해 단번에 통과를 했다. 물론 긴장감 백배의 손에 땀을 쥐는 시간이었지만 방송을 통해 &합격&이란 말을 들을 때는 20여 년 전 첫 운전면허를 취득했던 기분과 기억이 났다.


이렇게 나의 다섯 번째 계획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대형면허를 가지고 나중에 무엇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도전하고 성취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보람되고 자존감도 높일 수 있는 시간들이 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의 나의 여섯 번째 계획은 집수리인테리어 교육을 받는 것이다.  회사 업무상 몇 해 전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집수리인테리어 교육받는 것을 지원해 준 적이 있었다.  수강비도 비쌌고 국내에선 유일하게 그나마 체계적으로 전체적으로 강의와 실습이 잘 진행되는 곳이어서 후원을 할 수 있었다. 이후 회사의 후원을 중단되었지만 관련 단체는 타 기업의 후원을 받아 관련 사업을 꾸준히 잘 진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한번 배워보고 싶었다. 옛날부터 나는 집에 고장 난 곳이 있으면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내가 직접 고쳐왔다.  그래서 집에 이런저런 수리 장비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고 수리 기사를 부를 때는 항상 옆에서 어떻게 고치고 있는지 살펴보곤 했다.


그렇게 결심한 끝에 2024년 7월 6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나의 여섯 번째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여섯 번째 이야기는 별도의 글로 작성할 예정이다)


이렇게 나의 Plan B를 위한 노력들은 진행 중인 것도 있고 계속 진행해야 되는 것도 있고 결과를 얻 것도 있었다.  이런 것들을 통해 퇴직이란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준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쌓이기 시작했고, 무언가를 실천하고 노력해 나가는 내 모습 속에서 성취감이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기도 했다.


이 글을 읽어 줄 분들에게 나이를 떠나 직장에서 지금의 일에만 몰입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더 넓은 시각으로 더 많은 경험과 자신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나 역시 25년을 내 일에만 몰두하고 안주하던 사람이었기에 더 늦지 않게 나의 Plan B를 만들어 가고 있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생각하지 않은 것과 같다. 해보지 않고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나의 여섯 번째 계획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일곱 번째 계획을 세워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람사르습지-장항습지보호캠페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