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인공 Jan 05. 2024

삶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내가 나를 더 사랑해 주자

타지에 살면 감정에 휩쓸리기가 쉬워지고, 사람 자체가 vulnerable 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나라는 뿌리가 깊숙하게 박혀있음에도,

주변의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

살면서 요즘만큼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적이 없다. 늘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라고 믿으며 어디서든 당당하고자 했는데 불어권 국가에서 불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다 보니

나 스스로에 대한 떳떳한 자신감이 당연히 줄어들게 되고 이방인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용감한 포부를 가지고 14시간 비행거리에 와 있는 내가

간혹 안정적이었을 나의 삶에 대해, 내가 버리고 온 것들에 대해 후회하는 나날들이 많아지다 보면

불현듯 현타라는 친구가 뇌리에 박히게 된다.

내가 멋지게 그려낸 나만의 비전보드가 완성되는 과정이라고 다짐하면서도 불쑥 올라오는 불안감을 아예 지워버리기 힘들어지는 시간들이었다.

크리스마스, 새해를 지나 나의 생일에도 나의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들은 계속되었다.

그러다 문득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건 나였구나


나를 제일 아껴줘야 하는 내 생일에 비참함이 나를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되겠구나.

.

.

.

누구보다 회복탄력성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나는,

노트를 꺼내 나의 강점들 나의 장점들을 미친 듯이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야.

.

이후 나는 매일 나답게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살아가려고 작은 것들을 실천하는 중이다.

1. 명상하기(클래식 음악)

명상은 잠이 안 올 때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마음의 평화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나를 잠식한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고 뇌를 깨끗하게 비워내 준다.

.

처음에는 명상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유튜브를 틀어놓고 했었는데 수동성이 많이 가미되는 것 같아,

클래식 음악과 함께 명상을 더욱 즐기는 중이다.

.

명상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바디스캔이다. 전체적으로 나의 신체 부위 한 부분에 집중하면서 해당 부위를 느껴보고 동요하는 마음의 물결에 평화로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가 원하는 것들을 나에게 가져다줄 수 있게 된다.

2. 나에게 건강한 거 먹이기

하루는 요리해 먹기 귀찮아서 대충 바게트랑 치즈로만 끼니를 때운 적이 있다.

먹고 나서 나도 모르게 우울해져 있었나 보다.

퇴근한 L이 나를 보더니,

“얼굴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뭐 먹었어?”

나를 잘 아는 건지 눈치가 빠른 건지 가끔은 신기하다.

“바게트랑 치즈 먹었는데 기분이 조금 안 좋네”

“지방이랑 탄수화물만 먹어서 몸한테 죄책감이 드는 걸 거야. 한 끼를 먹더라도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몸도 가볍고 기분도 좋아져!”

.

맞는 말이었다.

대충 배만 채우면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그 당시에는 간편할지 몰라도 배가 더부룩하고 몸이 무거워지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

내가 나한테 더 건강한 균형 잡힌 음식을 먹이고 더 아껴주자.

3. 매일 만보 걷기

프랑스에 와서 저절로 평균 걸음 수는 만보를 넘는 중이긴 한데 혹여라도 덜 걸은 날은 일부로 밖에 나가서 의식적으로 많이 걷는 중이다.

.

가끔은 오늘은 비가 오니까 안 나갈래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안 좋으니까 안 나갈래

라는 보기 좋은 핑계와 변명들을 만들곤 했는데,

의식적으로 10분이라도 걸어보자 하고 막상 나가면 빗소리에 취해 얼굴을 차갑게 스치는 바람이 좋아서 더 걷게 된다.

.

걷다 보면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고 사람 자체가 밝아져서 집에 돌아오게 되는 것을 경험해 보니,

이제는 날씨가 궂어서라는 변명이 떠오를 때마다

일단은 나가보자 라며 발걸음을 떼게 되고 이러한 건강한 습관들이 자리 잡게 된다.

.

내가 나에게 좋은 것들만 심어주자.

아무리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도

매일이 행복할 수는 없다.

우울함은 늘 도처에 깔려있고 언제든지 취약해진 우리를 잡아먹고는 하는데

이때마다 가장 기본적인 본인만의 원칙들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다시 세상이 밝아지곤 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대한 밝고 행복하게 살아보자.

You only live once, Put yourself into happiness


#행복으로 #풀액셀

작가의 이전글 꼭 불어가 아니더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