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수근이 보낸 카드, 그곳에서 그를 만나다.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면 좋을지 고민 끝에 생각나는 그림 한점.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린 사람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건축물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 '그림'을 알리고 '그림을 그린 주인공의 타계 38주기'를 추모하며 그의 '업적'을 더 밀도 있게 되짚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드는 궁금증 하나, "도대체 어떤 그림인 걸까?".
다부진 변모가 돋보이는 사진 속 주인공은 건축가 김수근. 1986년 55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아쉽도록 짧은 생애였지만 한국 건축의 큰 맥을 이룬 건축가이자 예술가, 지식인으로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다수의 국가적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수많은 건축 작품을 남겼으며,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해외로의 진출길을 튼 건축 1세대이기도 합니다. 건축학도라면 꼭 한 번은 공부해 봤거나, 이름을 들어봤을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이죠.
그는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예술가로서의 행보도 남달랐습니다. 건축예술 종합지 <공간>을 발행하여 건축 언론 창달에 이바지하기도 했고, 그의 건축사무소에 소극장 '공간사랑'을 개관하여 무용, 실험극, 연희, 전통극 등 각종 공연을 연간 500회씩 치루기도 했죠. 우리가 잘 아는 사물놀이패 김덕수, 춤꾼 공옥진이 그가 공간사랑을 통해 발굴해 낸 인물들입니다.
뛰어난 건축가이자 이 땅의 문화예술 부흥을 위해 힘썼던 건축가 김수근. 그는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도 어려웠을 시절에 건축가이자 예술가, 교수로서 후진양성까지 힘쓰며 계속 해내고 맙니다.
어떤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바, 이어지는 2편에서는 건축가로서의 김수근이 종교 건축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설계했던 '불광동 성당'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이유는 '들려주고 싶은 특별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에요. 건축설계의 주제나 구조적인 특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오롯이 저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특별고 새롭기를 바라며 공유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