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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노 Mar 06. 2024

선택의 순간 방향을 잃은 당신과 나에게

우리는 왜 순간 멈춰서서 뒤돌아보게 되는가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문을 열고 들어갈 때 그 앞에서 멈춰서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으로 인해 내가 멈추거나 그 사람과 부딪히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

관성처럼 자연스럽게 지나가려는 순간 멈춰서게 되거나 부딪히게 되는 일이 생기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대체 저분은 왜 지금 멈춰서는건가. 그냥 큰길을 지나가다 멈춰서는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순간에 본인이 멈춰서면서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게 미안하지 않은가. 빨리 가야하는데 왜 나를 막아서는걸까' 등등 그럴때마다 순간 짜증이 치밀어오르곤 한다.


그날도 출근을 하기위해 서둘러 고속터미널역에서 환승을 하고 있었다. 환승을 위해 에스컬레이터로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앞에 선 아주머니가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멈춰서서 좌우를 살피기 시작했다. 나아가는 속도 그대로 아주머니를 부딪히기 않으려 앞으로 나가는 내 몸을 억지로 비틀어 자세를 바꾸자 뒤틀린 몸에서 반발력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또 짜증이 올라왔다.

'왜 갑자기 멈춰서는거야'

서두르는 마음에 걸음걸이를 옮기면서 문득 다시 그 분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그분은 그 순간 자기가 가려는 곳으로 가기 위해 그 에스컬레이터에 자신이 타야하는지 의문이 든 것이다.

내 몸을 에스컬레이터에 태워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선택의 순간이 오자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서버린것이다.

분명 그 행동 자체는 다른 사람을 고려하거나 공공의 질서에 부합하는 행동은 아닐 것이다.

당장 자신의 선택을 위해 생각을 해야하고 그러기위해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멈춰선 지극히 자신의 이익에 부합한 행동일 뿐이다.


어찌됐건 에스컬레이터나 게이트에서 멈춰서는 사람을 보게되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왜 저 순간에 멈춰서게 되느냐였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잘 생각해보지 않고 일단 몸부터, 걸음부터 옮기게 된게 원인이 아닐까

해외에서도 그런 모습이 자주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특히 서울에서 살면서 자주 그런 모습을 봤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실에 입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단 생각보다는 몸부터 움직이는 것에 익숙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추해보기도 한다.

먼저 상황에 맞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생각해보기에 앞서 실행부터 시작하게 되면 선택의 기로에 더 자주 직면하게 되고 자신의 몸을 멈춰세워야하는 순간이 더 많이 도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두 가지가 "방향"과 "속도"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야한다면 제대로 핸들을 잡고 적절히 엑셀을 밟아야만 제때 도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에도 처음 목표한 곳을 가기 위한 계획을 잘 설정하여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면 많은 망설임이 발생하지는 않을것이다. 무작정 떠나보자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쉽지않은 방법이다.

(물론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떠나고 싶은 순간은 더 많이 찾아오지만)

조금 더 삶을 알차게 살기 위해 조금 더 먼저 생각해보고 움직이는게 중요하다.


오늘도 내앞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탈지 머뭇하는 당신에게 궁금하다

어디로 가야하는데 여기에서 멈춰섰는가

조금 더 생각하며 살아가자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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