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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촙촙 Dec 10. 2021

첫 만남의 기억

만나서 반가워, 둥둥아

묘연의 시작


 집 앞 산책 길을 지나다 보면 늘 같은 곳을 지키는 고양이가 있었다. 항상 반겨주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 길을 지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고양이라는 존재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몇 개월 간의 긴 고민 끝에 반려묘 입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포인핸드’라는 유기동물 입양 어플을 알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지역 유기동물 SNS도 팔로우하며 유기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잘 지내고 있니?




묘연이라는 게 있긴 있나 보다.


 지역 유기동물 SNS에 유독 눈이 가는 한 아이가 있었고, 홀린 듯이 바로 입양이 가능한지 문의하였다. 보호센터에서 현재 다른 가정에서 임시 보호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임보자(임시보호자)와 연락하여 다음날 바로 데려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입양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였지만, 막상 다음날 데려오려니 설렘과 동시에 걱정이 앞섰다. 바로 근처 펫 샵으로 달려가 고양이 용품을 이것저것 구매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초보 집사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보호소에서의 모습 (오른쪽)


 다음날 아침, 임보자 집에서 작고 귀여운 그 아이를 처음 마주 하였다. 겁이 많은 아이인지 조금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임보자분께서 작은 통에 조심스럽게 담아 내 품으로 넘겨주었다. (감사하게도 여러 가지 용품 챙겨주셔서 초보 집사는 안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임보자 집에는 이미 다른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고, 텃세에 합사가 어려웠다고 하였다.

 임보자분 집에서 나와 바로 앞의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여러 종류의 사료 샘플을 얻을 수 있었고, 아기 고양이용 습식 사료도 구매하였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또래 고양이들에 비해 몸무게가 너무 적게 나간다고 하였다. 당시 몸무게가 64g이라고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체중계가 고장이 아니었을까 싶다. (64g은 너무 가볍지 않나..)

새로운 집으로 가자




“만나서 반가워, 둥둥아”


 간단한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걱정과는 다르게 집 안 여기저기 냄새를 맡으며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새로운 이름을 한참을 고민하다, 병원에서 몸무게가 너무 적다는 말이 떠올랐다. 잘 먹고 잘 자라서  살이 쪘으면 하는 바람으로 ‘뚱뚱이’와 유사한 ‘둥둥이’로 정했다. 그렇게 둥둥이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많이 부족한 집사지만 잘 지내보자.


탐색 중인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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