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한국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2024년 1월 한국 독립·예술영화 흥행 통계입니다.
2024년 1월에 개봉한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세기말의 사랑>, <이어지는 땅>, <울산의 별>, <간신의 피>, 그리고 <머릿속을> 등 5편입니다. 작년 1월에는 <시간을 꿈꾸는 소녀>,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등 7편이 개봉되었는데요, 올해는 2편 줄었습니다.
1월 매출액은 240,547,156원이고, 관객 수는 29,468명입니다.
전월 대비 매출액은 53.3%가 감소했고, 관객 수는 50.2%가 줄었습니다.
작년 1월의 매출액과 관객 수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2.9%가 감소했고 관객 수는 19.6%가 감소했습니다.
'작년 1월보다 올해 관객이 많이 줄었구나'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작년 1월, 한국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 작품은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2: 원더스타 콘서트 대작전>이었습니다.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 영화로, 예술영화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를 빼면 매출액은 230,160,977원, 관객 수는 27,618명입니다.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가 왜 예술영화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 영화를 빼고 나면 올해 1월 관객과 매출액이 살짝 더 많습니다.
올해 1월 관객이 가장 많았던 영화는 <세기말의 사랑>입니다. 1월 24일 개봉한 이 작품은 1주일 만에 10,652명의 관객을 모아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는 작년 10월 25일에 개봉한 <너와 나>입니다. 1월 관객 수는 3,625명, 누적 관객 수는 37,244명입니다. 1월 10일 개봉한 <이어지는 땅>이 3,412명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4위는 2월 7일 개봉 예정인 <소풍>입니다. 이 작품은 개봉 전 상영으로 1,647명 관객을 모았습니다. 5위는 1월 24일 개봉한 <울산의 별>입니다. 관객 수는 1,211명입니다.
흥행 10위를 기록한 <7인의 말괄량이>는 1976년 개봉한 김수형 감독의 하이틴 영화입니다. 정소녀와 이덕화 주연 작품입니다. 서울에 소재한 노인 대상 영화관인 낭만극장, 청춘극장 등에서 1월에 상영되었습니다. 1월 한국 독립예술영화 흥행이 전반적으로 저조하여, 개봉 예정작과 재개봉작이 흥행 순위에 다수 올랐습니다.
전체 영화시장 기준으로 1월은 1년 중 관객이 서너 번째로 많은 달입니다. 코로나19 이전 3년 평균을 보면, 1월 관객 점유율은 9.3%로, 8월, 12월, 7월 다음으로 관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다릅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에게 1월은 비수기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1월 관객 수는 34,988명으로 월별 점유율은 2.6%였고, 2019년 1월 관객 수는 21,673명으로 월별 점유율은 0.7%였습니다. 올해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1월 관객 수가 많습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연간 흥행 추이를 보면, 성수기인 7~8월, 그리고 1~2월 개봉영화도 적고 흥행도 나쁩니다. 한국 독립·예술영화가 개봉되는 주요 극장은 CGV아트하우스 등 멀티플렉스의 예술영화 전용 스크린입니다. 성수기 때는 한국 독립·예술영화보다는 상대적으로 관객이 많다고 판단되는 외국 예술영화 중심으로 상영 편성을 하므로 성수기에 개봉작이 의외로 적습니다. 그리고 매년 1~2월 개봉작이 많지 않은 것은 영진위의 지원 사업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영진위의 지원을 받아 배급하는 영화는 12월 안에 개봉해야 합니다. 그래서 매년 11~12월 개봉작이 많고 이듬해 1~2월은 개봉작이 많지 않습니다. 지원금 정산 일정 때문이라고 합니다만, 독립·예술영화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융통성 있는 정책 집행이 필요합니다.
올해 1월부터 한국영화 전체 상영시장과 한국 독립·예술영화 상영시장의 흥행 결과를 월별로 결산해 보려고 합니다. 시장 현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원승환
서울 홍대입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산업과 독립․예술영화, 글로벌 영화산업에 대해 글을 씁니다. 일반적인 관점과 다른 관점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과거 글들은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