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영화산업 흥행 결산 (1)
2023년 한국영화산업 흥행 결산
2023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이 종료된 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5월 5일(현지 시간),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 정부도 5월 11일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다. 이 선언은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 만이다.
관객의 영화관 방문을 위축시켰던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종료되면 상영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기대는 틀렸다.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회복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달랐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분석 업체 가워 스트리트 애널리틱스(Gower Street Analytics)는 올해 1월 4일, 2023년 글로벌 박스오피스가 12월 31일까지 339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수치는 2022년에 비해 30.5%가 증가한 것이다. 팬데믹 이전 3년(2017~2019년)의 평균과 비교하면 15% 부족한 수치다.
2023년 우리나라 상영 시장 전체 영화의 매출액은 1조 2,614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7% 증가하는데 그쳤다. 관객 수는 1억 2,313만 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9%가 늘었다.
관객 수 증가세보다 매출액 증가세가 낮은 것은 평균 관람료가 인하되었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계속 인상되었던 평균 관람료는 2023년 10,080.3원으로 지난해보다 2% 내렸다. 관람료가 인하된 것은 아니고, 시장 방어를 위해 관람료 할인을 적극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023년 상영 시장 총매출액은 팬데믹 이전 3년 평균과 비교하면 31%가 부족하다. 글로벌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한다. 총관객 수의 차이는 좀 더 심각하다. 2023년 상영 시장 총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 3년 평균의 56.6% 수준에 불과했다. 관람료 인상으로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관객 수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한국영화는 모두 663편이 개봉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1% 감소한 것이다. 한국영화의 총매출액은 5,98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2% 감소했고, 관객 수 기준으로는 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55.7%보다 낮은 48.5%를 기록했다. 2021년 이후 1년 만에 다시 점유율 50%가 붕괴하였다. 팬데믹 이전 3년 평균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64.4% 수준이고, 관객 수는 53.7% 수준이다.
외국영화는 모두 876편이 개봉했다. 전년 대비 12.6%가 감소했다. 매출액은 6,62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5.3% 증가했다. 관객 수는 28.7%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51.5%였다.
팬데믹 이전 3년 평균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3.7% 수준이고, 관객 수는 59.8% 수준이다. 외국영화의 회복세가 완연한데, 과거 미국영화 중심의 흥행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흥행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한국영화는 전체 흥행 1위 작품인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이 흥행했지만,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아바타: 물의 길> 등 미국영화와 일본영화 등이 골고루 흥행한 외국영화보다 성적이 나빴다.
한국영화의 매출액과 관객 수 감소의 원인에는 한국영화의 흥행 시즌인 추석 시즌 개봉영화의 흥행이 좋지 않았던 영향도 있다. 추석에 개봉한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전체 흥행 17위였고, <1947 보스톤>은 26위, <거미집>은 63위였다.
한국 상영시장이 글로벌 상영시장의 회복세와 다르게 회복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2023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의 자세한 내용은 곧 발행될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영화산업 결산]을 참고하세요.
✔️ 2023년 한국영화산업 흥행 결산에 이어 2023년 독립․예술영화 흥행 결산을 연재합니다.
원승환
서울 홍대입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산업과 독립․예술영화, 글로벌 영화산업에 대해 글을 씁니다. 일반적인 관점과 다른 관점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과거 글들은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