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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책방 Jul 27. 2023

'아빠의 책임감'으로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습니다

하루에 한 권씩 연속 38권을 독서했던 이유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어떤 일의 결과에 대해 무조건 그 모든 것을 떠맡으라는 뜻이 아니다.
자기 삶의 결정권을 행사하라는 뜻이다." <이기는 습관, 보도 섀퍼>


30대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부터 '책임'이라는 단어가 재해석되고 있다. 20대에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외로우면 친구를 만나거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을 때는 여행을 가거나 퇴사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30대는 내가 좋은 것만 할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책임을 져야 하는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그런데 이것이 나를 억누르는 무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꽤 기분 좋은 책임감이다.


결혼 후 내 인생을 책임지기로 결정한 2가지 순간이 있었다. 첫째는 아내와의 이혼 위기였다. 아내와 소통이 불가능했다. 어려서부터 나는 상대방을 공감하는 태도 보다는 나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을 배워야하는 환경이었다. 아내에게 "여보 이제 그만 노력해요"라는 말을 듣고서 나 자신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감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독서였다. 심리상담은 비용부담스럽고 읽고 정리하는 것은 좋아하니까 심리학 책을 읽고 블로그에 내 이야기와 함께 기록했다.



한 분야를 30권 이상 독서하며 주제독서의 강력한 효과를 경험하게 되었다. 두 번째 인생을 책임지기로 결정한 순간은 가정을 책임지는 문제였다. 작년 9월 5일 아내의 셋째 임신 소식을 듣게 되었다(속상하게도 지금은 유산되었다). 아이가 찾아왔다는 것은 분명 기쁜 소식이다. 그런데 못난 남편의 첫 마디는 "진짜? 괜찮아 내가 더 열심히 일할게." 아내를 안심시킨다고 한 말이었지만 나에게 먼저 하는 말이었다. 


비영리 단체에서 8년 이상 일하면서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쫓았지만 정작 타인을 도우면서 가족을 책임지지 못하는 사실에 현타를 맞았다. 4인 가구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것은 아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더 벌어야 했다.


'어딘가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어려서부터 가난이 지독하게 싫었다. '나는 부모님처럼 살지 말아야지' 수없이 내적 맹세했다. 그러나 '하지 말야야지'한다고,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었다. 결혼해서 새로운 삶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그대로였다. 내가 주어진 삶의 문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면 문제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어떻게할지 고민하던 중 문제의 본질은 나의 '의식 문제'에 였다. 자산이 없어 가난한 것 이전에 의식이 가난하기 때문에 변화할 수 없었다. 노력해봤자 내 자신과 상황이 변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다. 두렵기도 했다. 지금의 눈 앞에 현실을 바꾸는 방법, 나의 가난의식과 생각의 오류를 벗어나게 해줄 방법은 '독서'밖에 없겠구나! 이렇게 하루에 한 권씩 연속 38일을 독서하게 되었다.


일하면서 잠을 줄이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읽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39일째 대전에서 서울을 다녀오는 길에 서서 책을 읽었다. '아 이대로는 못 살겠다. 여기까지 최선을 다했으니 하루에 한 권은 여기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봤다. 투잡을 하는 것 보다 독서로 내 의식을 깨고 변화되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당시 하루에 한 권씩 독서맵핑으로 읽은 책을 정리하고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했다. 이렇게 50권 정도 하자 단기간에 사고력의 확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글쓰는 속도가 빨라졌고, 콘텐츠를 기획해서 실행하는 데까지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독서하며 깨달은 인사이트를 콘텐츠로 만들었고, 이 콘텐츠가 강의로 확장되었다. 처음하는 독서 강의 문제를 해결하고나니 1:1 코칭의 문제가 생겼다. 당면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할수록 나의 가치는 점점 더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뒤돌아보니 내가 다양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었던 것은 압도적인 독서 인풋과 정리 과정때문이었다.


지금 삶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문제 해결을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뜻이다. 물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이건 그냥 버티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못하는 일인지 빨리 구분하는 것도 지혜다. 재정 상황도 1년 전에 비해 꽤 안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책 한 번 읽어볼까?'라는 독서 태도와 생존 문제를 걸고 문제 해결 욕구로 책을 읽는 태도는 완전히 다르다. 문제를 걸고 책을 읽으면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다. 책에서 찾은 답을 하나씩 용기내어 실행하다보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성장하지 않는 일이 오히려
불편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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