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좋지?"
지수(가명)는 내가 뮤지컬을 많이 좋아하는 줄 안다.
내가 그녀와 친해지려고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질소 포장이 심했던 어필이었다.
그녀는 뮤지컬 수록곡들을 소개하고, 그 속에 내포된 의미를 찾아서 공유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중 나에게 자주 들려주었던 것은 '프랑켄슈타인'에 수록된 노래들이었다.
"여기에 나온 남자 주인공이 오빠랑 닮았어."
"어떤 부분이?"
외모가 닮았다는 답변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되물었는데,
"고집 세고 강해 보이는데, 속은 딴판이야. 흐흐"
"뭐야. 내가 무슨 고집이 세."
그러면 그렇지.
현재는 그 아이가 없어도 뮤지컬을 계속 좋아한다. 얼마 전에는 직장인 뮤지컬 모임에 참가해서, ‘프랑켄슈타인’을 공연한 적이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그녀가 나와 닮았다고 했던, 주인공 역을 맡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