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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로그아웃 Aug 08. 2023

[MZ에서 W까지] 어쩌다 카톡이 스트레스가 됐을까

W저널 오피니언

알림 스트레스 줄여나가는 업데이트 '카톡이지'

일상대화·소통에서 '조용히·조용한' 덧붙인 카카오


W저널 에디터

전통적인 의사소통 방식인 오프라인 소통에서 온라인 소통으로 점프를 뛴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카톡도 '전통의 그것'이 되어버린 것만 같다. 일상생활처럼 편해졌지만, 그에 따라오는 익숙함은 늘 '옛것'으로 치부되는 이미지가 따라온다.


문제는 단지 '옛것'이 아니다. 카톡은 더이상 '최신의 그것'이 아니게 됐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는 성어처럼 양조자(brewster)들은 어느새 새로운 부대를 찾고 있다.


카카오는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더이상 카톡 내부에서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크(SNS)로 넘어가 DM이나 댓글로 소통한다. 새로 자라나는 새싹들인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이들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경계없이 넘나들면서 소통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익숙하다. 인스타그램 DM으로 말이다.


물론 가까운 주변 지인과 가족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공간은 아니다. "그건 카톡이 제격이지" 하며 습관적으로 카톡앱을 실행한다. 기껏 오는 카톡은 약속을 잡는 친구의 연락이나 가족 단톡방일 뿐이다. 큰일이다.


또 있다. 꼴도 보기 싫..은 정도까지는 아닌데 자주 연락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 애매하다. 그래도 좀 불편한 마음에 친구의 프로필을 '숨긴'다. 하지만 그 친구에게 언젠가 한번쯤 연락이 온다. "아 또 뭐라 답장해야하는 거야, 어쩌지"


또 생각났다. 진짜 꼴도 보기 싫은 친구가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이 노는 다-여섯명의 무리에 속해있다. 이 단톡방에서 나는 톡을 잘 안한다. 그렇다고 단톡을 나갈 수도 없다.


지금 간단히 생각나는 상황만 임의적으로 만들어봤는데 변수는 더 다양하다. 각기 다른 불편하고 애매한 상황들이 얼마나 많을까. 요새는 콜포비아(Call-Phobia)도 많아서 전화는 엄두도 안난다.


수많은 다양한 사정들이 모여서 다채로운 스트레스 가 탄생하고 있는 시대에 카카오는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카카오는 돌파구를 찾았다. 마치 '사람들을 카톡 안에서 이것저것 할 수 있게 만들어야해' 목표를 설정한 듯, 방해되는 요소를 줄이고 개선하고 장점을 추가하고 있다.


'카톡이지' 프로젝트는 그 중에 하나다. 가히 프로젝트라 일컫을 만큼 카톡에게는 엄청난 분기점이 될 만하다.


카카오는 지난 2일 카톡 업데이트(v10.3.0)을 통해 '조용한 채팅방' 기능을 실험실에 도입했다. '조용히 나가기'에 이어 '조용한 채팅방', 즉 활동하지 않는 채팅방을 관리하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카카오톡 '조용한 채팅방' 기능 카톡설명서 캡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채팅방의 알림을 줄이거나, 읽지 않은 메시지 숫자를 보여주지 않는다면..바로 확인해야 한다는 부담이나 피로도가 좀 줄어들까요?"


'조용한 채팅방'의 안내문구다.


그렇다. 카카오는 카톡으로 문자기능을 뛰어넘어 의사소통의 혁신적인 앱을 만들어냈지만, 오히려 그것이 이용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이용자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 기능이다. 꼭 필요했는데 이제서야 나왔냐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들은 언제나 항상 카톡을 쓰지만서도 동시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걸 알수 있다.


수십수백개의 톡이 쌓여있는 A에게, 톡 알림이 하나라도 오면 바로 읽어야 하는 B에게, 둘다 모르겠고 그냥 쓰는 C에게 카톡은 '관계의 스트레스'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치 않게.


카카오는 결국 인정한 것이다. 자신의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고 피로도가 쌓이고 있음을. 어쩌다 카톡이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것일까. 절대 광고를 넣지 않겠다던 그의 말이 떠오르지만 세월의 변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카카오는 현재 상당하게 탈피하고 있다. 다만 말이다


"닭이 먼저일까 아니면 달걀이 먼저일까?"


http://www.w-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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