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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로그아웃 Nov 08. 2023

“어데! 내 빼다박은 놈이, 비수를 꽂네”재벌집니네아들

[맛있는별점]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2022)

출처: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 PHOTO

들어가며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모르겠다. 어쩌다가 TV를 보고 있었고, TV에서는 재벌집막내아들이 재방중이였다. 작년 이맘때 였을거다 2022년 11월, 대한민국에 재벌집 열풍을 불게만든 장본인이자 송중기X이성민 케미가 상당히 돋보였던 드라마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그냥..이라는 이유로 보지 않았던 드라마를 어쩌다 보게되니 이게 또 마침 재밌더라. 그래서 OTT에서 찾아봤다. 마침 티빙에서 다시볼 수 있기에 1년이 지난 지금 정주행중이다. 그리고 어제 마침내 10화째를 마치고 "리뷰를 적어야겠다" 마음먹었다. 이유는 뒤에 조금 써보겠다.


들었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 2화부터 15화까지만 보면되고, 1,16화는 다른 드라마

 - 2~15화 제목은 [진양철] / 1,16화 제목은 [국밥집 첫째아들]


왜 이렇게 된걸까. 재벌집막내아들의 이슈에는 원작부터 시작해서 송중기, 이성민의 연기력 등등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역시나 뭐니뭐니해도 16화 마지막화였을 것이다. 아T발꿈엔딩 구운몽엔딩


순양그룹 기조본 팀장으로서 재벌들의 뒤처리나 하던 고졸출신 팀장, 윤현우는 수상한 모략 속에 죽음을 당하고, 이내 순양그룹의 막내아들로 태어난다.


"이번에 다시 태어난 건 기회야" JTBC 드라마 재벌집니네아들, 아니 '재벌집막내아들'이다.


이 리뷰는 의외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피타이저

모든 결정권은 '한' 사람에게,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의 눈치를 보며 드라마는 전개된다


"어데!" 하면 누가 가장 떠오르나, 아니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가장 인상깊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던건 주연 송중기도 아닌, 극중 진양철 회장역을 맡은 이성민 배우다.


50여년전 인천 정미소에서부터 재계서열 순위를 다투는 '순양'을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주가 눈을 부라리고 호통을 치면 다들 껌뻑 죽는다. 그러다가 이내 눈에 들어온 한 아이.


출처: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 PHOTO


처음에는 손자의 재롱으로, 기특함으로, 영민함으로 느껴졌던 아이의 행동이 이젠 하나하나 거슬리기 시작한다. 기쁨은 분노로 분노는 다시 이루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진양철의 속내를 뒤집어 놓는다.


"영락없드만! 50년전 인천 정미소에서 처음 봤던 진양철이, 님자를 빼다박았어" 경쟁자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결정권을 쥔 '한' 사람은 치고박고 서로 이간질하고 싸우는 자식들을 보며 고뇌에 빠져든다.



날씨는 영하로 떨어졌지만

영상미는 뛰어난 작품, But

스토리 전개는 오직 '대사들로만'


드라마의 영상미는 제법 뛰어나다. 아니, 제법 정도가 아니라 훌륭하다. 인물이 시선을 돌리는 과정에서 다른 장면의 똑같은 '시선돌리는' 씬을 적절하게 이어붙여 대사의 묵직한 힘을 준다.


또한 적절한 과거영상이나 주변소품을 이용해,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인물들의 대사를 제거해도 온전히 이해가 갈만큼 구간을 설정했다. 9.11테러 사태쯔음해서 전자시계에 연도, 날짜, 시간에 포커싱을 두고 촬영한 장면이 예시일만 하다.


그만큼 편집에 엄청 공을 들인 티가 났다. 재벌집막내아들 같은 경우는 시간상 빠르게 지나가는 경우나, 사건이 긴급하게 이루어지는 장면이 대다수다. 그런데 이를 인물의 대사로 처리하지 않고 부가적인 요소로 시청자들이 흐름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잘 욱여넣은 것.


출처: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 PHOTO


그러다보니 인물들은 '갈등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빠른 스킵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스레 대화에 스토리를 실어넣게 된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진도준이 주식투자를 통해 몇백억을 벌었다. 이걸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인가, 송중기가 나오고 뒤에 돈이 쌓여있는 장면으로? NO. 그저 조력자와 혹은 경쟁자와 대화 한마디면 충분했다.


그런데 이 기법을 무슨 사건이 벌어지든 '똑같이' 반복해서 사용했기에 인물이 벌인 행동의 무게감이 가벼워 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의 인수, 투자금 회수 등 무게감이 있어야할 것들이 한번 두번을 넘어 세번, 네번, 마흔네번까지 그저 말. 말. 말로 이뤄졌기에 '아 그러나보다' 하고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초등학생들의 대화처럼 말이다.



말 한마디로 주변 이들을 건들고 자극한다

그리고 움직인다…주인공 버프는 어쩔수없어

전지적 작가시점이니 가능한 '관계 굴리기의 함정'


아마 이 드라마 '쪽대본'이 많이 나왔을 듯 하다. 보통 방송사에서 드라마 촬영을 한다면,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드라마 작가가 초반부 시나리오만 써놓고 드라마촬영 시기와 같은 호흡으로 대본을 써내려간다. 시청자 반응에 환호하기도 하지만, 어느 지점을 바꾸기도, 설정을 바꾸기도 하는게 드라마판이기 때문이다.


역시 진도준의 '통쾌'함이 있으려면 주변의 강력한 '자극'은 필요했다. 그러다보면 진도준의 성공가도를 위해 그의 말 한마디에 모든 사람들이 그의 말처럼 움직여야 했다. 이른바 주인공 버프랄까.


출처: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 PHOTO


그러다보면 어느새 주인공의 말대로 움직이게 되고 '관계 굴리기의 함정'에 시청자들은 빠지게된다. 학술용어는 아니다. 그냥 적합한 단어를 찾아서 쓴 단어다. 버프를 받은 주인공이 신의 전지적 권능을 받은 작가에 은총을 받아 이 사람, 저 사람 흔들어 재끼면서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대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다.


"왜? 결국 드라마인데, 현실성 조금 없는 게 어때서"


반박시, 여러분의 말이 맞다. 드라마니까 영화니까 판타지니까 그럴 수 있지라며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설정'이다. 예쁜 여자배우가 '평범하다, 못생겼다'고 설정되어버리면 우리는 그것을 믿는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이다.


다만, 이른바 '먼치킨'의 성장과 성공을 보다보면 강렬한 자극에 도파민이 분비되어 흥분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어느 순간까지다. 시청자 각각은 한계치에 도달하게 되는 순간이 오게되고, 이내 '현실성이 없네'라고 느끼는 순간 흥미는 팍 사그라든다.


음..그래서 마지막화를 국밥집 첫째아들로 만들어버린건가싶기도 하다. 먼치킨이였...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고난-이간질-분노-극복-파국-다시 고난

서로 이간질하는게 전혀 이상하지않아 ‘특이해’


이 집안 식구들은 하루라도 이간질을 하지 않으면 이상하다. 이상하다는걸 어느새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 아무일 없이 지나간다고? 아닌데 뭔가 나쁜짓을 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때쯤, 주인공이 나서서 박살 내버리거나 진양철 회장이 나서서 호통을 쳐 버린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고난 - 이간질 - 분노 - 극뽁 - 파국 - 고난...의 무한대 사이클을 도는 기분이였다.


웃긴 점은 재벌123(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않는데 첫째둘째셋째) A, B 둘이 조금 친해질라..하면 제3자가 등장해서 한쪽이랑 편먹거나. 그렇게해서 그 둘이 친해질라하면 '어데!' 하고 진양철 회장이 호통을 치면서 한쪽이 박살났던 장면이다.


그래도 저들은 거대기업 지분을 두고 싸우기라도 하지, 우리집은 요플레 뚜껑을 누가 먹냐로 싸웠던 기억이



배우들의 연기

경악을 금치 못했던, 두 배우 이성민 그리고


딱 두명만 이야기할라 한다. 우선 이성민 배우(진양철). 뭐 이래저래 극찬을 받은 연기력을 보여주며 많은 말들이 오고갔을 거다. 재벌집막내아들을 보는 내내 진양철을 히어로와 빌런 어느 포지션에 두는게 맞을까 싶었다. 아무리 평면적 구성에서 입체적 구성으로 인물구성이 진화한지 오래됐다고 해도, 우리들은 딱 알지 않은가? 저 이가 빌런인지 착한놈인지 말이다.


그래도 진양철이 보여준 연기는 "빌런도 사랑받을 면이 있어야 빌런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진양철이 아무리 x랄맞고 나쁜짓을 해대도, 그가 순양을 사랑하는 마음 만큼은 진심어리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에, 그를 진정으로 미워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자기를 죽이고자 한 누군가가 차사고를 냈을 때도, 범인을 알기전에 잠깐이나마 큰 트럭에 차를 치였지만 죽지않고 경미한 부상정도만 당했다며 "순양차가 이리 대단한 기라!"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잠시 짠했다. 차를 사랑한, 자신의 '순양'을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진양철이 나쁜짓을 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 애증의 감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출처: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 PHOTO


그리고,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진성준(장손)을 맡은 김남희 배우다. 필모를 조금 찾아봤다.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스위트홈, 너는나의봄 등등 유명한 작품도 있었고, 기억에 스쳐간 작품도 많았다. 어쨋든 이 배우를 다시 보게 되는 드라마였다.


안하무인, 오만방자, 방약무인

연민도 도덕성도 없는 진성준


이정도가 방송사에서 설정한 진성준의 캐릭터였다. 그런데 김남희 배우는 그 이상을 보여줬다. 특히 모현민(현성일보 딸, 박지현 배우)과의 결혼식에서 신부대기실의 장면은 압도적이였다. 입은 활-짝 웃고 있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는 차별화된 소시오패스의 연기였다. 같이 연기하는 배우가 잡아먹혀버릴 정도의 압도랄까.


거기에 중저음의 톤이 가벼움 없이 무겁게 들려 깊이가 있었다.


하여튼 이 아저씨 나오는 작품들은 종종 더 관심을 갖고 더 챙겨보려 한다.



맛 평가

그래서, 결론은?


아직 수저를 입에 문 상태다. 식탁위에 수저를 내리기에는 아직 반찬이 6개나 남았다. 아니 16화를 빼면 5개인가


그래도 보는 내내 재밌었다. 간간히 10초 다음, 10초 다음을 누르며 스킵한 장면도 많았지만 허리를 다쳐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내게 큰 기쁨을 주는 드라마였다. 사실 리뷰에 '재벌'에 대한 내 생각을 쓸까 했지만 이내 키보드에서 손가락을 내려놨다. 리뷰가 산으로 갈 수 있겠다 싶었으니까.


죽었다가 볼에 점 붙이고 살아나서 복수하는 그런 드라마 말고, 오랜만에 시원한 드라마를 보고있다. 언제라도 갑자기 생각난다면 다시 보고싶어지는 JTBC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2022)다.


5점 만점에 3점이다. 아직 6화가 남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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