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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문제적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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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꽃지 Dec 15. 2024

나아갈 수가 없다.

주저주저 안식

나는 월 1회 정신건강의학과에 간다.

우울증과 ADHD약을 처방받는다.


난 ADHD다.

2년 전에,

45세, 근 반백년을 살고 알았다.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의사가 훌륭하다고 해야 할지.


자녀 양육으로 버틸 수가 없어 찾아간 나에게

나도 모르게 잘 숨기고 적응시키며 살고 있었던 내면의 문제를 끌어 내주면서

우리 아들 둘이 힘든 이유를 맥락적으로

한 큐에 이해시켰다.


내 피라고,


그리고 그녀는 자책할 일이 아니라 했다.

물론 나도 피해자인지라.

그 말에 이성적으로는 동의하지만,

나를 똑 닮은 아들을 보면 도저히 떨칠 수가 없는 죄책감 있다.


그렇다고 나를 부정하진 않는다.

물론 자라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현재의 나는 참 괜찮다.

나는 나로 사는 게 좋다.


그래서 우리 아들들도 결국엔 잘 자랄 거라 믿지만, 지금이 힘든 건 현실인지라.

앵앵거릴 수밖에 없는 거다.

힘들다고.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이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그분!

솔직히 그녀와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

그러나 들이대면 안 될 거 같아서,

시키는 대로 한 달에 한 번만 예약해서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만난다.


살면서 나를 그렇게 적나라하게

들킨 적이 없었다.

알몸처럼 내 뇌를 열어놓고,

늘 그녀의 코멘트를 기다린다.


그리고 감사한다.

속 얘기를 하고 그 말을 들어주는

시스템을 가진 이 사회에.

병 주고 약도 주는  이 세상에.


그리고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는 주님께.


그 어떤 방식의 관계도

사람은 소중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찌 됐건

시간은 흐르고, 그만큼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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