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월 1회 정신건강의학과에 간다.
우울증과 ADHD약을 처방받는다.
난 ADHD다.
2년 전에,
45세, 근 반백년을 살고 알았다.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의사가 훌륭하다고 해야 할지.
자녀 양육으로 버틸 수가 없어 찾아간 나에게
나도 모르게 잘 숨기고 적응시키며 살고 있었던 내면의 문제를 끌어 내주면서
우리 아들 둘이 힘든 이유를 맥락적으로
한 큐에 이해시켰다.
내 피라고,
그리고 그녀는 자책할 일이 아니라 했다.
물론 나도 피해자인지라.
그 말에 이성적으로는 동의하지만,
나를 똑 닮은 아들을 보면 도저히 떨칠 수가 없는 죄책감이 있다.
그렇다고 나를 부정하진 않는다.
물론 자라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현재의 나는 참 괜찮다.
나는 나로 사는 게 좋다.
그래서 우리 아들들도 결국엔 잘 자랄 거라 믿지만, 지금이 힘든 건 현실인지라.
앵앵거릴 수밖에 없는 거다.
힘들다고.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이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그분!
난 솔직히 그녀와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
그러나 들이대면 안 될 거 같아서,
시키는 대로 한 달에 한 번만 예약해서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만난다.
살면서 나를 그렇게 적나라하게
들킨 적이 없었다.
알몸처럼 내 뇌를 열어놓고,
늘 그녀의 코멘트를 기다린다.
그리고 감사한다.
속 얘기를 하고 그 말을 들어주는
시스템을 가진 이 사회에.
병 주고 약도 주는 이 세상에.
그리고 어쨌든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는 주님께.
그 어떤 방식의 관계도
사람은 소중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찌 됐건
시간은 흐르고, 그만큼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