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밸류에이션 궁예질 리포트
쏘카 10주년 미디어데이 발표 직후 하루만에 '모두의 주차장'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두컴퍼니 인수 소식이 알려졌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넘어 모빌리티 슈퍼 앱으로 확장한다는 사업계획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였으리라 본다. 인수만큼 빠르고 확실한게 없었을테니..
기사들이 쏟아졌지만 모두의 주차장을 얼마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빠져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쏘카가 과연 얼마를 주고 모두의 주차장을 인수했는지 궁예질을 해보자.
(마침 귤을 먹고 있어서 제목을 이렇게 쓴게 맞다.)
주차장 관련 비즈니스에 대해 문외한인 본인은 유사한 기업이 최근에 인수합병 또는 투자 받은 사례가 있을지 먼저 찾아봤다. 최근에 모빌리티가 아주 핫하기는 한가보다. 카카오가 한 발 빨랐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1208/110687184/1
기사에 보면 400개 주차장을 보유한 GS파크24의 지분 100%를 카카오모빌리티가 650억원에 인수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주차장 400개를 보유해서 650억원이면, 200개 보유하면 325억 원 정도로 예상해볼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자.. 그럼 모두의 주차장은 주차장을 몇 개 가지고 있는지 알아내면 대략 얼마에 팔았을지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단순하게 생각을 해보고 우선 다음으로 넘어가 본다.
(써놓고 보니 1번 제목과 차이가 없다..)
투자를 유치한 이력이 있는 경우 재무제표와 등기부등본으로 밸류에이션을 유추해볼 수 있다.
투자이력은 보도자료나 투자정보를 모아둔 서비스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 더브이씨가 유료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인 혁신의 숲을 참고했다.
- 더브이씨 (또르르..프로플랜..) https://thevc.kr/moducompany
- 혁신의숲 https://innoforest.co.kr/company?idx=CP00000650
흠.. 2015년도에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그 뒤 이력이 없다. (절망) 초기 투자의 경우 밸류에이션 방식이 상대적으로 러프한 편이더라. 2015년도 보다 2021년에 몇배 성장했다고 그 당시의 밸류와 멀티플대로 추측하기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등기부등본을 조회해본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투자가 그렇듯 신주를 발행해서 투자금을 유치하는 경우 발행 발행 주식 수의 변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에 기록이 되어있다.
이렇게 발행주식의 총수가 변경된 이력을 찾아 볼 수 있었는데, 2020년 9월 30일 기준으로 자본금이 2500만원이 증가하고 보통주식 수가 5만 주 증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 다음은 과연 5만주를 얼마에 팔았는가?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소식은 적극적으로 알리는 편이다. 기자분들도 가장 관심있어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개발자가 항상 부족한 IT스타트업에서는 채용할 때 누적으로 투자를 얼마 유치했다고 어필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컴퍼니는 투자유치 기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2020년도 재무제표를 뒤져본다. 신주를 발행했을 때, 액면가 이상의 금액을 주식발행초과금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2019년 주식발행 초과금이 6천만원으로 변동없고 2020년에 25억 3천 5백만원이다. 증가분은 24억 7천 5백만원.
5만주를 발행하고 증가한 자본금이 2천 5백만원 + 주식발행 초과금이 24억 7천 5백만원 이니까 합치면 2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5만 주에 25억원이고 발행주식의 총 수가 45만 주 이니, 포스트 밸류는 225억원이고 프리밸류는 200억원이다. (헉..헉... 숨 차다)
작년보다 2배 성장했으면.. 모두의 주차장의 프리밸류는 400억원일까?
GS파크24는 주차장을 임대하거나 위탁을 받아서 주차장을 직접 운영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고 모두의주차장은 주차장과 유저를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보유 주차장의 수 또는 면적 등을 적용해 동일한 멀티플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토스가 은행이나 카드회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밸류에이션하지 않는 것처럼.
직전 밸류에 최근 성장률을 반영하여 인수가를 설정했을 수도 있지만 변수는 여전히 있다. 지분율을 얼마나 확보하는 조건인지, 최대주주의 경영권이 확보된 지분인지 (써놓니까 비슷한 말이다..)에 따라 프리미엄이 적용되었을 수도 있고 회사에 부채가 많다면 디스카운트가 있었을 수도 있다. 시장가와 성장세와 직전가치와 기존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잘 고려되어 합의된 가격으로 설정되었을 것이다.
인수가, 인수 조건, 인수 방식 등 정보가 좀 더 풀리면 다음 궁예질을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