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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Nov 28. 2024

950. 위트레흐트 유람선

유람선은 암스테르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있었다

 누가 네덜란드 가면 암스테르담 유람선을 타보라고 했던가? 아니 5년 전 암스테르담 유랑선을 타보곤 같은 말을 했었다. ‘네덜란드에 가면 암스테르담 유람선을 꼭 타봐야 한다. 빠르고 쉽게 암스테르담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아직까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유람선은 암스테르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있었다. 위트레흐트(Utrecht)에도 있고 작은 아이가 사는 동네에도 유람선이 있으므로 수로와 운하가 있는 동네에는 유람선이 다닐 것이다.


 작은 아이 회사 동료가 추천했다는 위트레흐트 유람선은 나름 매력이 있었다. 암스테르담 운하가 2~3미터 정도 높이의 제방으로만 되어 있는 반면 위트레흐트 운하는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 좋았다. 수면 높이에 위치한 가정집과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눈 맞춤도 할 수 있고 주변 경치도 좋았다. 

 유람선은 단체가 타는 커다란 배도 있고 소그룹이 탈 수 있는 조그만 보트도 있다. 조그만 보트에는 12명까지 탈 수 있으며 우리는 4명이 2 시간 타고 150유로 정도 지불했으니 가격도 좋다. 보트운전면허는 필요 없으며 승선 전 보트운전에 관한 간단한 교육을 들으면 된다.

 관광 코스는 여러 개 있지만 2시간 코스가 지겹지도 않고 적당한 듯하다. 선내에 주류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단점은 수로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구글 맵을 봐야 보트를 제시간에 반납할 수 있다. 위트레흐트도 오래된 도시라 수로 주변 건물들은 고풍스럽고 다리도 아치형으로 예쁘고 고풍스럽다. 수로에는 크고 작은 개인보트들도 다니고 낚시꾼들도 앉아 있다. 둑 위로는 조깅하는 사람들과 선탠 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이 한가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식사시간이 되어 ‘Broad Way'라는 스테이크전문점으로 들어갔다. 보트를 타고 갈 때 봐두었던 식당이다. 아내는 텐더로인, 나는 탄두리식 치킨을 주문했다. 통풍환자에게는 붉은 고기보다 하얀 닭고기가 안전하다. 오후가 되니 운하는 배들로 러시아워가 생겼다.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커다란 유람선부터 카약에 패들보트를 타고 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 5시부터 오픈하는 음식점은 금새 만석이 되었고 거리는 인산인해다. 관광객도 있지만 보기 드물게 햇살 좋은 금요일이라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쏟아져 나온 모양이다.

 오늘은 네덜란드영화제도 열리고 있어 사람이 더 많은듯했다. 도서관 앞 광장은 옥토버페스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 광장을 가득 메웠기에 빈테이블이 없고 도서관 안에는 영화제 관련 칵테일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도서관내에 공부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 보일 정도다.


 위트레흐트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현대식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작은 아이는 퇴근하며 역 앞 쇼핑몰에 있는 동양음식재료판매점에서 식재료를 구입한다고 해서 구경삼아 가봤다. 중국 음식재료가 주류를 이루지만 소주, 청하, 불닭면, 김치, 만두 등 한국식 재료도 보인다. 식재료 포장은 같아도 맛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고 한다. 소주는 5000원 수준이다. 요즈음 한국 소주가격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5000원 수준이면 물을 건넌 가격이니 적당한 수준이 아닐까 한다. 

 네덜란드는 물가가 비싸다. 국민소득이 높으니 당연하다. 화장실 이용료도 1유로, 마트에 가면 물 500cc가 1유로이며 음식점에서 내주는 물 1리터는 5유로 정도 한다. 그나마 과일은 우리나라 수준이니 헐하며 빵값은 우리나라보다 싸다. 음식점 햄버거가 이만 원이니 쉐이크쉑 햄버거 먹는다 생각하면 된다. 커피 원두를 가는 작센하우스 핸드밀이 100유로로 우리나라에서 유사모델이 18만 원 정도 하므로 가격은 비슷하다. 작센하우스 핸드밀을 구입할까 망설였으나 네덜란드 오기 전 전동밀을 구입했기에 욕심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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