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입하, 찻잎으로 여름을 연다.
보성 우전차

입하엔 왜 우전차일까?

by 낭만차장모모


차(茶),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과일을 우린 물도,

민트 한 잎 띄운 허브티도,

심지어 밥 말아 마시는 숭늉도 '차'라고 부르곤 하죠.


하지만 전통적으로 차를 다루는 분들이 말하는 '차(茶)'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모든 차와는 다른데요.

카멜리아 시넨시스, Camellia sinensis(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음료,

그것 만이 진짜 '찻잎 차'라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분류되는 게 진짜 차(茶)로 구분하는 6대 다류(六大茶類)인데요.

같은 차나무에서 찻잎을 따서 건조하는 과정을 나누어 구분 짓고 있답니다.




세계 찻잎 차의 여섯 갈래

녹차 – 발효하지 않고 찻잎 본연의 푸름을 지킨 차

백차 – 햇볕과 바람에 말려낸, 최소한의 손질

황차 – 찜 후 숙성 과정을 더한 은은한 중간맛

청차 – 반쯤 발효된 우롱차 계열, 꽃향기처럼 부드러운 특징

홍차 – 완전 발효로 깊어진 단맛과 따뜻한 성질

흑차 – 발효 후 숙성된 묵직한 땅의 기운, 보이차 대표


여기에 허브티, 과일차, 꽃차는 찻잎을 쓰지 않으므로

'인퓨전', 혹은 '차 음료'로 따로 구분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이제 차와 대용차를 구분하실 수 있겠죠?


6가지의 차를 나눠봤으니 나라별로 유명한 녹차이름들도 알아보죠.


- 한국: 우전, 세작, 중작, 대작 (수확 시기별)

- 일본: 센차(煎茶), 마차(抹茶), 겐마이차(현미차)

- 중국: 용정차(龙井), 비첨(碧螺春), 태평후괴(太平猴魁) 그 밖에도 무수히 많은...




이 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차는 — 보성의 우전 녹차입니다.


보성 우전차,

이맘때 가장 맑은 찻잎 ‘우전(雨前)’은

지난달, 곡우(4월 중순) 전에 딴 어린 찻잎을 말해요.

보성은 따뜻한 기온과 해무 덕분에 한국 대표 녹차 산지죠.


ChatGPT Image 2025년 5월 12일 오후 10_37_22.png


우전차는:

색은 투명한 연둣빛

맛은 떫지 않고, 가볍고 깔끔하며

향은 은은한 들풀과 볕 내음이 깃들어 있어요.


찻잎은 채엽 후 바로 덖거나 찌고,

수차례 비벼가며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쳐요.

기계화되지 않은 손 덖음 방식은

잎맥이 살아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맑아지죠.



입하에 우전차를 권하는 이유 입하 즈음,

몸은 기운이 자꾸 위로 떠요.

열이 오르고, 마음도 들뜨고, 입맛은 줄죠.


이럴 때 우전차는

상열 된 기운을 가볍게 내려주고

속을 맑게 정리하며

신경을 부드럽게 안정시켜 줘요


특히 커피처럼 강한 자극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아주 좋은 대안이 됩니다.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요?


: 물은 70~80℃ 정도가 적당해요.

너무 뜨거우면 어린잎의 풍미가 날아가요.

: 첫 우림은 향을 맡고, 두 번째 우림에서 맛을 즐겨보세요.

: 오후 햇살이 부드러울 때, 또는 오전 명상 직후가 가장 좋습니다.



입하 디저트,

우전차 한 잔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추천해 볼게요.

기운을 돋우고, 입 안을 맑게 정리해 주는 디저트 구성이 될 수 있을 거예요



1) 쑥설기나 연잎설기: 목(木)의 기운을 더해 맑고 발산하는 에너지

2) 유자 휘낭시에: 금(金)의 기운으로 향을 정돈하고 기분을 밝게

3) 매실 푸딩: 새콤한 산미로 기운을 안정시키며 입맛 돋움


이런 디저트는

우전차의 섬세한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입하의 기운을 조화롭게 다듬어 줍니다.






입하의 차,

들숨과 날숨 사이의 찻잎 한 잎 한 잎은

흙에서 자라지만, 향은 하늘을 닮았어요.

입하의 들뜬 기운을 다독이는 데 한 잎의 녹차만큼 은은하고 깊은 위로는 없습니다.



《기차(氣茶), Dynamic Tea》
낭만차장 모모였습니다.





※ 이 글은 《계절을 마시다 : 초여름편》 매거진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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