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2권씩 씨앗독서를 읽고 나서
삶은 참 별거가 다 고민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고민도 있는가 하면, 당신이 가지고 있을 어떤 고민도 누군가에게는 쉬운 문제일 수 있고, 당신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것도 누군가에겐 오랜기간 고민해온 문제일 수 있다. 우리는 이 여러 고민의 끝에 어떤 결론을 원하는걸까?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정답은 없다. 아니, 세상이 변하기 때문에 정답도 계속해서 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 내 곁에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정답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자기 자신이 만족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걸어온 과정들을 스스로 존중하고 격려해줄 수 있을까.
우리 곁에 마음이 넓고 따듯하며,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지혜로운 어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든 일을 털어놓아도 혹시 나의 상황이 가십거리가 되어 퍼져나갈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또는 내 고민이 별거 아닌 취급받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얘기를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번뜩이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에게나 그런 존재가 있다. 아주 가까이에,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에.
씨앗 독서는 독서모임 나비의 강규형 대표가 그동안 읽어왔던 수많은 책들 중 1차적으로 읽으면 좋을 도서들을 추천해놓은 목록이다. 씨앗독서가 끝나면 필수도서, 선택도서로 이어진다. 말 그대로 마음의 나무를 키우기위해 씨앗이 되는 책을을 모은 것이 씨앗독서,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들을 모은 것이 필수도서, 이후에 추가적으로 읽으면 좋은 책이 선택도서다.
독서 천재가 된 홍팀장이라는 책 제일 마지막 부분에 도서 목록이 있다. 총 200권 정도 되는데 이 중에서 절판된 도서들도 꽤 있다. 씨앗독서는 50권이고 품절된 도서를 제외하면 36권이다. 한 주에 2권씩 읽다보니 4개월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왜 이걸 이제 알았을까?' 싶은 것 중 가장 큰 일이 '독서의 중요성'이다. 씨앗독서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고민하던 것들을 꽤 많은 사람들이 먼저 고민해왔다는 점이다. 그 고민들은 갓생을 살고계신 많은 분들이 연구를 했고, 시행착오를 겪은 경험을 책 한 권에 아낌없이 담아주셨다. 그리고 가까운 서점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고 파스타 한 끼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정말 감사한일이다.
(학교다닐 때도 책과 멀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독서의 중요성이 더 크 게 와닿을 수 있다)
추천해주신 도서 목록에는 건강 관리, 자기개발, 리더십, 육아 등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있었다. 주제가 다양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지금 내 상황, 수준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들이다.
예를들면, 어떤 분야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책이라 하더라도 출판한지 너무 오래된 책들은 '현재의 시점'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이럴경우 같은 저자의 도서 중 최신 출판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듯하다. 또, 사회 초년생인데 팀장급이 읽어야 하는 리더십이나 오너들의 경영도서를 읽는다거나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전문 도서를 읽는 것은 좋지 않다. 읽어두면 도움은 되겠지만, 우리에겐 투자할 시간이 무한대가 아니므로 현재 상황에 맞는 책을 찾아야 한다.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나에게 맞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꼭 전문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내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는 것도 괜찮다. 책의 내용은 목차를 통해 미리 확인하고 흥미가 가는 부분부터 읽으면 불필요한 내용을 읽다가 책을 덮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책은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으므로 왔다갔다 하면서 읽어도 좋다. 중요한건 내용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이지 글자를 차례대로 읽는 것 자체가 아니다.
서로 다른 분야도 결국 연결된다. 나와 전혀 관련없는 분야의 책도 읽다보면 본질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그럴 땐 책을 읽고 배경지식을 쌓아하는게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를테면, 씨앗독서에 육아관련 책이 있었다. 뜬금없었지만 읽기 쉽게 쓰여져 있어서 재밌게 봤는데, 예전에 읽었떤 뇌과학 도서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뇌과학 책에서 산의 앞면을 다뤘다면, 육아 도서에서는 산의 옆면을 다루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뒤져보며 좀더 넓은 관점으로 해당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위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인데, 한가지 주제를 다루는 책을 여러권 읽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저자마다의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어서 생각이 틀에 갇히지 않는다. 또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은 '정석'이라 할 수 있으니 메모해서 정리해두면 좋다. 그리고 그 여러 책들중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가 더 많고, 내용이 깊이 있는 책이 눈에 보인다. 그럼 그 책을 한번 더 읽거나 정리한다.
책을 읽고나면 그 순간에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런데 다 읽고 책을 덮으면 대략적인 내용만 기억나고 상세한 것은 잊혀진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는 중요한 내용은 메모하고, 내 생각을 기록해놓는게 좋다. 그렇게 하면 책을 다시 읽지 않아도 정리된 내용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또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내 삶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책은 지식,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있으면 가치가 떨어질 수 있으니 삶에 적용점을 꼭 찾아보는게 좋다.
정확히 말하면 고민 자체를 해결했다기 보다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정답은 발견한 것 같다. 예전에는 걱정스러운게 있으면 지인들에게 하소연을 하거나, 인터넷을 깔짝 거렸던 것 같다. 나를 걱정해주는 그들의 마음도 고맙고, 편리하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근육을 키우는 방법은 반복적으로 헬스장에 가서 땀을 흘리며 고통받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쉽고 편리해져도 결국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은 다소 머리가 아프고, 시간이 걸리고, 투박하다. 나보다 더 오랜시간 고민을 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으며, 내 상황을 바라보고, 그게 맞는 정답은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근육을 키워가듯 내 생각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것,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독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