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용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오
나는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업계 종사자도 아니지만
꾸준히 고민해왔다.
예술의 가치는 무엇일까?
성격이 급한 탓일까.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교육의 탓일까.
몇 초안에 도파민을 뿜어대는 sns 때문인가.
빨리 답을 내리고 싶었다.
(답을 내린다고 뭐 대단한 걸 할건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
그러던 내가 최근에 깨달은 게 있다.
르누아르도 드로잉을 완성하기까지 60년이 걸렸듯,
피카소가 어린아이처럼 그리기까지 평생이 걸렸듯
예술의 가치는
업계 종사자들도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주제라는 거.
(마감기간이 늘어난 업무처럼 마음이 편해진다)
미술은 과학, 의학, 건축학 등 확연히 눈에 보이고
중요성에 대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설명이 되는 분야가 아니다.
이해되지 않는 작품도 작가도 너무 많고
누군가는 부자들의 돈세탁=미술 이라고 한다.
실제로 '바젤 미술관'이 생기기 전까지
공공 예술이라는 건 없었고, 그림은 권위자들이 누리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무리 대단한 것들이라고 해도
(의학도, 건축도, 음악도 심지어 돈도 사랑도)
‘나와 상관이 없으면’ 가치가 없다-
예전에 어떤 친구가 했던 말이 있다.
"내가 죽고나면, 이 세상도 없어지는거야"
아름다운 것들은 삶에 어떤 변화를 주는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 삶에 말이다.
내 삶에 기쁨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예술이라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음악이 아닌
미술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음악은 들리는 순간 공간을 바꿔버린다.
감정을 변화시키고 생각을 바꾼다.
색과 형태도 그렇다.
꼭 그림이 아니어도 그렇다.
공간, 환경, 오브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은
강렬하게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오-!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들을 놓치고 살았던가?
그래서 지금부터 찬찬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곱씹고 곱씹어서 내 마음에 닿을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