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프로덕트 디자인 인턴십 준비과정 (1)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 토스에서 일해보기를 꿈꿀 것이다. (아님 말고)
나 역시 그랬기에 서류부터 면접까지 열심히 준비했고, 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너무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고,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인턴십 준비 과정을 적어볼까 한다.
(취업준비를 하며 여러 후기나 정보글을 볼 때, 정보만 정리되어 있는 글보다는 일기처럼 상세한 과정과 기분까지 적혀있는 글이 좋았다. 생생한 이야기 속에서 현장감을 느끼며 준비에 몰입할 수 있었고, 따라서 나도 최대한 상세하게 써보려고 한다. 쓸데없는 말이 많을 수 있으니 적당히 패스하며 읽기를 권한다.)
네이버 광탈하고 취준은 다음학기에 해야겠다며 학교 수업을 듣고 있을 때, 이런 어마무시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무려 토스에서 처음으로 프로덕트 디자인 인턴십을 뽑는다는 것!
토스는 사실 신입으로 가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이직하면 지원해 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오다니... 바로 준비에 돌입했다.
어딘가에 지원할 때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업 분석이다. 기업 분석이라고 해서 SWOT 분석을 하거나 제무재표를 보는 건 아니다.
내가 조사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기업의 상황 & 원하는 인재
2. 지원 포지션의 역할 & 일 방식
3. 조직이 추구하는 일 방식
이 내용에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네이버 같은 경우 조직이 크고 기능조직(기획, 디자인, 개발별로 팀을 이루어 일함)으로 일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 기능적 역량(조형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토스는 TDS가 잘되어있고, 사일로로 일하기 때문에 조형적 역량보다는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내가 기업 분석을 위해 참고한 것은 요정도이다.
1. 채용공고 : 어떤 역량을 기대하는지, 서류에서 뭘 보고 싶은지 알 수 있다.
2. Toss Tech Blog(Design) : 토스의 여러 디자이너 조직과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알 수 있다.
3. 토스 유튜브 : 토스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조직문화와 추구하는 일 방식을 알 수 있다.
4. 잡플래닛 기업 평가와 면접 질문 : 실제로 조직이 어떻게 일하는지, 지원자에게 어떤 걸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다.
자료를 보면서 내가 어필해야 하는 포인트를 모두 정리했다.
(어필해야 하는 포인트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토스에서 보고 싶어 할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 내용들을 작업창에 띄워두고 놓치는 것은 없나 계속 확인하면서 작업했다.
참고로 토스 테크 블로그의 디자인 섹션을 보면 모든 게시글이 배경 - 문제 - 가설 - 해결책 - 결과 - 적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스가 추구하는 디자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되어 이를 그대로 포트폴리오에 적용했다.
토스는 여러 매체를 통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공고에서도 지원자에게 어떤 걸 보고 싶어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제공되는 많은 자료들을 활용하면 포트폴리오 방향을 잡기 수월하다.
공고에서는 프로젝트를 1~2개로 적어두었고, 추후에 관련 문의가 많았는지 2개 이상이어도 된다고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실속 없이 여러 개를 하느니 적더라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다고 생각되는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실무에서 ux를 개선하고 배포까지 한 프로젝트를 하나만 다듬어서 넣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포트폴리오의 목차는 배경 - 문제 - 가설 - 해결책 - 결과 - 적용으로 구성했다.
1. 다른 사람도 진짜 문제라고 느낄까?
2. 사전 지식이 없어도 이해가 되나?
3. 보여야 할 부분이 잘 강조되어서 보이나?
4. 왜 이런 솔루션을 선택했는지 이해가 되나?
5.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한눈에 보이나?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제삼자의 시선으로 프로젝트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프로젝트라 작은 글씨 하나하나 읽어가며 이해하겠지만, 실제 실무자들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한 포트폴리오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몇 초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은 다운로드도 하지 않고 프리뷰로 쓱쓱 보고, 볼만하면 켜보고 아니면 넘어간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또한 보는 사람은 어떤 프로젝트고 어떤 상황이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 사람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좋다.
(내가 작업했던 프로젝트는 BtoB 프로젝트이고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였고, 어떤 이해관계자가 있었는지를 초반에 설명하고 넘어갔다.)
내가 채용자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봐본다면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감을 잡기 쉬울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계속 보면 뇌가 절여져서 뭐가 문제인지가 안 보이는 시점이 온다. 그럴 땐 진짜 제삼자의 시선으로 프로젝트를 보면 된다. 주변에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베스트고, 없다면 그냥 아무에게나 보여줘도 된다. 그렇게 무한 피드백을 받으며 포트폴리오를 계속 고쳤다.
많지 않아도 좋으니 꼭 한 번은 주변에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피드백을 받다 보면 내 생각과 보는 사람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덜어내야 하는지가 보인다.
그렇게 제출한 포트폴리오는 총 20장 정도였고, 프로젝트는 하나였으나 개선한 문제가 두 가지라 분량이 길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한 프로젝트라면 10장 내외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자기소개서는 토스에 다니는 지인의 대부분이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힘을 뺐다. 물론 시간이 많다면 자기소개서도 정성스럽게 쓰는 것이 좋겠으나, 학기와 취준을 병행하던 터라 시간에 쫓기고 있었고, 자소서에 쓸 시간을 차라리 포트폴리오에 쓰자는 마음가짐으로 기본만 했다. (애초에 자기소개는 500자 제한을 둬서 더 정성껏 쓰는 것도 어려웠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딱 두 가지를 신경 썼다.
1. 왜 이런 경험을 했는지 잘 설명할 수 있나?
2. 보여주고 싶은 차별점이 잘 드러나나?
1. 왜 이런 경험을 했는지 잘 설명할 수 있나?
면접 질문들을 찾아봤을 때, 왜 이런 경험들을 했는지를 물어본다고 해서 참고했다. 만약 왜 이 경험을 했나요?라고 물어봤을 때 답하기 어려운 경험이라면 빼고, 내가 왜 했고 뭘 배웠는지가 명확한 경험들만 적었다.
2. 보여주고 싶은 차별점이 잘 드러나나?
이력서에서는 포트폴리오로 알 수 없는 나만의 차별점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차별점은 실무 경험과 데이터 역량이었다. 신입이지만 1년 6개월 간 실무를 했고, 1년은 PM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있었기에 이를 강조했다.
데이터 역량은 자기소개와 이력에 녹여 디자이너지만 SQL을 다루고 이를 기반으로 일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토스도 SQL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
면접은 알음알음 정보를 찾을 수 있는데 서류 전형은 정보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 글이 토스 서류 전형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토스 프로덕트 디자인 인턴십 서류 전형 준비 과정을 끝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