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기부)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서 나답지 않은
그러나 가슴 한편에 묻어두고 있었던
해야지 해야지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일을 드디어 행동으로 옮겨 실천해 보았다
바로 기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게는 조금 큰돈을 써보는 것이다.
그렇게 큰돈은 아니지만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내게 의미 있는
크기의 돈을 난생처음으로 기부해 보았다.
기부를 한 곳은 우연히 알게 된 응급의료센터로
의료용 헬기를 띄워 급박한 상황에 놓인 생명을 구하는 구조단체였다
기부를 하기 위해서 모든 절차를 마치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최종 완료 버튼을 클릭할 때
나는 심장의 두근거림과 떨리는 설렘을 느꼈다.
큰돈을 쓰고,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한 것과
새로운 일을 처음 도전한 것에 대한 설렘과 뿌듯함이 동시에 같이 느껴졌다.
기부를 하고 돈을 쓰는데 왜 두렵고 불안했을까?
그건 아마 평소 돈에 대한 나의 집착 때문일 것이다.
나는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계획한 일정 수준의 돈을
정해놓고 돈을 쓴 것에 익숙하고 편안하다.
그래서 생각과 계획에 없는 일정 수준의 돈을
넘어서는 지출이 있을 때는 나는 돈을 잃는다고 생각하고
두려움과 불안과 같은 마이너스의 감정을 느낀다
이는 받는 거에 익숙하고 주는 거에는 미흡해서
내가 돈을 쓴다는 것은 돈을 잃었다고
마이너스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돈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다
돈은 돌고 돌아서 다시 내게 돌아오는 것이다
돈은 쓰라고 있는 것이고 내가 돈을 쓰는 것이
그 돈이 누군가에게 흘러들어 가 기쁨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런 사실들은 돈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배웠고 머릿속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진짜 실직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습관이라는 내가 만들어 놓은 나의 울타리 속에
갇혀있는 내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서
내가 되고 싶었던 새로운 모습을 실천해 보았다.
직접 행동에 옮겨 과거, 이전의 나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내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시원섭섭했다.
오랫동안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고 떠나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오랫동안 외면하고 묵혀두었던 밀린 숙제를 끝낸 느낌도 들었다
아직까지는 내가 원하는 새로운 나의 모습을 가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적응하고 익숙해져야겠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늘 시작해서 반이나 왔으니까,
오늘 만큼은 새로운 나의 모습에 기쁘고 행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