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 갈 수 있을끼? 5
어제의 여행에 피곤했을만 했는데도 일찍 눈을 떳다.
밤에 잠시 잠을 설치기는 했으나, 집에서도 여행지에서도 가장 먼저 일어나는 건 역시 나다.
집에서 늘 해 왔던 것 처럼 따뜻한 물 한잔을 만들어 마시고는, 어제는 온전히 즐기지 못했던 뒤뜰에 나가 의자에 앉아 찬찬히 정원을 둘러보았다.
동네가 조용해서 그런지 사람소리 보다는 새소리가 좋았다.
여름의 습기먹은 바람이 아니라 초가을의 청량한 바람이 살갗에 닿는 느낌이 좋았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차가와진 바람에 코끝까지 살짝 매웠다.
어쩌면 산 자락밑의 우리집 공기가 더 좋을지도 모르는데, 들이는 숨에 맡아보는 영국 캠브리지의 공기가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것은 여행탓, 기분탓일지도 모르겠다.
크게 두 걸음정도 걸으면 끝나는 아주 좁은 공간이지만, 숨이 트인다.
프랑스 사람들은 발코니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영국 사람들은 작게 라도 가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넓고 화려하지 않지만, 이 작은 공간이 주는 느낌은 많은 의미가 있으리라.
영국에 왔으니 스콘에 딸기 쨈에 버터나 크림을 얹어 먹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저녁에 테스코(Tesco)편의점 베이커리에서 치즈스콘과 오리지날 스콘을 사가지고 왔다.
친절한 에어비앤비 주인이 빵 한 봉지와 계란 6개들이 한팩, 그리고 스킴밀크, 샴페인 한 병을 준비해 주었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후 우리는 캠브리지 대학주변으로 산책을 나가보기로 했다.
“Cambridge” 라는 이름은 흥미로운 어원을 가지고 있다. 원래 이 도시는 고대 영어로 Grontabricc 라고 불렸으며, 이는 “Granta 강 위의 다리”를 의미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르만(Norman)의 영향으로 이름이 Cantegrigge로 변했고, 결국 Camgridge로 진화 했다고 한다. 강 이름 “Cam”은 이러한 진화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또한 “구부러진”을 의미하는 켈트어(Celtic) 기원을 가지고 있다.
캠브리지 대학교는 영국 캠브리지에 위치하며, 1209년에 설립되어 영국 옥스포드 대학과 함께 영국 내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권위있는 대학 중 하나이다. 이 대학교는 옥스포드 대학(옥스포드는 43개의 컬리지가 있다) 과 마찬가지로 31개의 컬리지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엄격한 학문프로그램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수많은 노벨상수상자와 영국 총리 및 기타 저명한 인물을 배출했다.
우리의 발걸음이 처음으로 멈춘곳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였다.
킹스 컬리지(King’s College)의 공식 이름은 “ 캠브리지의 성모 마리아와 성 니콜라스의 킹스칼리지(The King’s College of Our Lady and Saint Nicholas in Cambridge)” 이다. 1441년 헨리 6세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캠브리지 중심부의 킹스 페레이드와 캠 강 옆에 위치해 있다. 킹스 컬리지 채플( King’s College Chapel)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팬볼트(fan vault: 고딕 건축에서 사용되는 아치형 천장의 일종으로 독특한 부채 모양의 패턴)를 포함한 멋진 고딕 건축양식으로 유명하며, 예배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과 목조 성가대 스크린도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 세계에 방송되는 아홉가지 교훈과 캐롤 축제( Festival of Nine Lesson and Carols)를 공연하는 킹스 칼리지 합창단은 아주 유명하다.
캠브리지는 앞서 말했듯이 31개의 칼리지로 구성되어있으며 각각의 여러 칼리지를 방문 할 수 있으며, 들어갈때 입장료가 있으며 킹스칼리지는 당일 정문쪽에 킹스칼리지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표를 살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15£)
킹스 칼리지는 외관의 크기로 보았을 때는 옥스포드의 크라이스처치 칼리지( Oxford, Christ Church College)를 축소 시켜놓은 것 처럼 보였다. 그 크기는 다소 작아 보였지만, 건축양식은 둘이 닮아 보여서 낯설지 않았다.
킹스칼리지 입구에 들어서는데 표를 검사하던 칼리지 직원이 친절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중국인들에게 호의적인 직원인지 킹스 칼리지에 중국 메모리얼 가든( Chinese Memorial Garden)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요즘은 세계 어딜가나 중국 사람들이 많고, 명문대에 기부로 자국의 학생들이 유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중국의 부자들의 영향력은 아주 크다고 들었다.
아마도 그 직원은 내가 중국인줄로 알고 안내를 해 준듯하다.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메모리얼 가든은 쉬 즈모( Xu Zhimo (1897-1931)라는 중국 시인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손자 토니에 의해 공식적으로 개장된 곳이다. 쉬(XU)는 1920년대 초 18개월 동안 킹스 칼리지의 준회원으로 활동하며 블름즈버리 그룹( Bloomsbury Group)의 예술가 및 작가들과 관계를 맺었었다. 1928년 그는 ‘ 캠브리지에 대한 두 번째 작별 (Second Farewell Cambridge)’이라는 가장 유명한 시를 썼으며, 이 시는 이후 현대 중국 시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중국의 수많은 학생들이 암기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34세에 그의 시처럼 캠브리지를 떠나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천재는 요절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의 짧은 생애에 그의 문학적 유산은 오늘날에도 독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유명한 시인인 그를 이곳 캠브리지 킹스 칼리지에서 처음 들었다.
영국의 날씨는 변덕쟁이라고 하는데 다행히 캠퍼스를 도는 내내 햇살이며, 기온이 너무 완벽했다. 우리 외에도 몇몇의 관광객팀을 만나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그렇게 캠퍼스를 거닐었다. 일반적으로 영국의 대학들은9월에 학기가 시작되지만, 옥스포드와 캠브리지는 10월에 학기가 시작되어 학기가 아직은 시작되지 않았어도 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는 제한구역에는 관광객들이 들어갈 수 없었던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캠퍼스 끝에는 그 유명한 캠 강이 ( Cam River)가 흐르고 늦여름의 녹염이 어우러져 더 이국적으로 느끼게 했다.
강 위로 나룻배 같은 것을 타고 오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인터넷을 조사해 보니 이 나룻배를 타는 것을 펀팅(Punting)이라고한다.
캠퍼스를 좀 돌아다녔더니 배도 출출하고, 카페인 공급이 절실히 필요한 시간이다.
펀팅(Punting) 이야기는 커피 마시고 하도록 하겠다.
*킹스 칼리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자료를 얻고 싶다면 www.kings.cam.ac.uk 링크로 들가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