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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VIP 주차장에서 본 부자들 이야기

김 차장의 퇴사 그 후 삶에 대해 22편

책에서 본 부자들과는 

많이 다름을 느꼈던 사례 몇 가지



우리나라 서울 명동의 대형 백화점에서 겪은(아직도 겪고 있는) 부자들 이야기.


백화점에서 연간 수천만 원 이상, 몇 억 이상 소비하는 계층들은 적어도 소비 수준 측면에서는

부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들의 자산규모는 소비 규모로 역산해 봐도 수십억, 수백억 자산가일

확률이 높을 듯하고요. 


올 초 강남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통해 겪은 부자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부자들을 경험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제가 알바로하고 있는 곳의 MVG(Most Valuable Guset)라는 주차장 옆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수신호 근무를 통해서 겪은 몇 가지 에피소드입니다.



매일 출퇴근하는 분들이 많다.

서울 명동(정확히는 을지로입구)의 주차요금은 엄청 비쌉니다. 무료 주차란 개념은 사실 없고,

구매를 하지 않는 분들에겐 체류 시간에 비례에서 과금이 되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이 VIP 계층의 최대 특권 중 하나는 바로 24시간 무료 주차라는 점과, 백화점 내 있는

VIP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그래서일까요. 근무를 서다 보면 거의 매일 오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특징적인 차와 그 차에서 내리는 손님들이 한 두 달 서 있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쇼핑을 정말 좋아해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왜?.. 

제가 책에서 본 부자들은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했는데,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국인들, 문신한 분들이 많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국인들(조선족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요)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자산. 특히 부동산 시장에 큰 손들 중 중국인들이 많다고 하던데, 이 백화점의 VIP 주차장에서도

이들의 점유율이 아주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문신(서양처럼 단순 패션? 문신이 아닌)한 분들이 많이 드나드는 것 역시 의외였습니다.

특히 남성 분들의 팔과 종아리에 누아르 장르 영화에서 볼 법한 문신을 한 분들이 진한 향수(스킨 냄새)를

뿜으며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점.


중국인들이야 '화상 특유의 상술'로 돈을 벌어서 쓴다고 하지만, 

이 문신한 분들은 도대체 어디서 돈이 나서 백화점 구매 기준 VIP가 

되었을지 궁금하더군요. 




걸음이 느린 분들, 인사를 할 줄 모르는 분들이 많다. 

VIP 주차장에서 '발레 파킹'을 해 준 후 약 10m 정도 횡단보도를 에스코트해서 걸은 후 백화점 매장으로

입장이 가능한데요. 이때 일반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손으로 잡아 줘야 합니다.

제 상식으론, 다니는 차를 붙들고 먼저 지나가게 해 드리면, 평소 걸음보다 '종종걸음'으로 

빨리 걸어갈 듯한데 느릿느릿. 아마 조선에 양반이 이리 걸었을까 싶을 정도로 '세월아 네월아'걷더군요.


심지어 휴대전화를 보면서 말이죠.. 


또, 그렇게 걸어가시게 만들어 드리고 주차요원이 허리 숙여 인사를 해도 상호 인사는커녕 인사를 받아 주지

않는 분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부자들은 '예의에 밝다는'사실과도 배치되는 사례여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담배 피우는 분들이 많다. 

건강을 생각해서 금연은 필수, 절주와 운동을 한다는 부자들이 많다는 상식과 달리,

남성 분들은 물론 여성 분들도 흡연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차 안에서 말이죠.. 


창문을 내린 후 뿜어내는 담배연기의 역함이란... 



한 여름에도 긴팔을, 지금처럼 선선해도 반팔을 입는 분들이 많다.

음.. 이 부분은 뭐랄까, 이 분들의 경우 저처럼 더울 땐 직접 더위를 추울 땐 직접 추위를 몸으로 견디는

환경에서 생활하지 않는 특징 때문에 이러한 생활환경이 패션으로 연결된 부분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특히, 한 여름에도 긴팔 정장, 긴 외투를 입고 느릿느릿 걷는 분들을 보면, 

'냉방 빈곤층'은 정말 다른 나라 이야기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사례를 보는 듯했습니다. 




물론 백화점에서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진짜 부자'가 아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백화점 VIP 주차장 인접에서 일을 하면서 이들을 보며 어떤 증오나, 시샘과 같은 감정을 갖게 되었다기보다 평소 '부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부자들은 무엇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까'에 대한 호기심을

아주 조금이나마 해결해 줄 수 있는 경험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경험이라는 생각입니다. 



회사를 나온 후 이런저런 일용직 일을 하면서 겪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지내면서 했던 생각들

그리고 새삼스러운 다짐들. 

시간이 지나면서 아직도 명확해지는 맛은 없지만, 뭔가 정리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은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제가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걷는 이 길이 부자가 되어 가는 길 중 일부 구간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김 차장의 퇴사 그 후의 삶은 진행형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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