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지 May 11. 2023

오랜 친구에게 멋쩍게 건네는 사과

Gang Gang Schiele _ 혁오

가사가 정말 좋은 곡 하나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산 가족을 주제로 쓴 곡인데 문장 하나하나가 은유와 사랑, 그리고 연민으로 그득해요.

 강강술래 가사 해석 곡 해가가

혁오의 <24 : 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 앨범의 수록곡 'ganggang schiele'



Hello my dear old friends I'm truly begging, sorry

안녕 나의 오랜 친구여, 진심으로 빌어보려 해요, 미안하다고


For their sorrow With my sorrow

그들의 슬픔을 닮은 나의 슬픔


Have you seen my old friends

내 오랜 친구를 본 적이 있나요?


They told me “We're heading somewhere”

그들은 나에게 말했죠, "우린 어딜 향하고 있니."


In their white robes Over the fake iron wall

가짜 철벽을 넘어가는 순백의 예복들


Hello my dear old friends Is there any fine ending?

안녕 나의 정든 친구여, 거기엔 괜찮은 결말이 있나요?


Every road leads to an end

모든 길은 우리를 가장자리로 이끌죠


Yes, we all know this will end Through these years

이 시간들을 지나면 끝에 다다를 거라는 걸 알아요


Some rush off to the golden palace in their white robes  

몇몇은 흰 예복을 입고 황금 궁전으로 급히 달려가고


Time and tide, through the wall

시간과 물결은 벽을 타고 흐르고


So sad I can't say that I'm sad

나 역시 슬프다고 말 해줄 수 없음이 너무도 서글프지만


Talk cheap, smoking bitter 정말 미안합니다

쓰디 쓴 싸구려 담배를 물고 뱉는 말, "정말 미안합니다."


Wind flows from the left remains in right

왼편에서 불어온 바람은 우리의 오른편에 남아요


Just finished to build my wings

이제 막 완성된 나의 날개


See you I'll be there

우리 다시 만나요, 내가 그곳에 있을테니까


Just a day Perhaps it's a hard day

오직 단 하루, 아마 너무도 힘겹겠어요


Somehow it's one day And I would say ME-AN

어떻게 되어도 좋을 하루일거에요 그리고 난 당신에게 말하겠죠 "ME - AN"


Just a day Perhaps it's a hard day

다신 오지 않을 하루, 지겹도록 서럽겠어요


Somehow it's one day And I would say ME-AN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을 하루일거에요 그리고 난 당신에게 말하겠죠 "ME - AN"


Dear my old friends who believe in their pray helps the sunrise

태양이 떠오르길 바라며 했던 기도를 믿는 나의 늙어 버린 친구들에게


It embraces from coast to coast Pours south to the north

그 태양은 해안에서 해안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쏟아질거라고 속삭여요.


Both ears are covered “Oh, now you can hear yourself”

"이젠 당신도 당신의 말을 들을 수 있어요." 양쪽 귀가 말해오네요.


You are like that so am I

당신이 그렇듯 나도 그래요


Stay beautiful through the wall

저 벽 너머에서 아름답게 지내세요


So sad I can't say that I'm sad

나 역시 슬프다고 말 해줄 수 없음이 너무도 서글프지만


Talk cheap, smoking bitter 정말 미안합니다

쓰디 쓴 싸구려 담배를 입에 물며 뱉는 말, "정말 미안합니다."


Wind flows from the left remains in right

왼편에서 불어온 바람은 우리의 오른편에 남아요


Just finished to build my wings

이제 막 완성된 나의 날개


See you I'll be there

내가 그곳에 있을게요, 그러니 다시 만나요


Just a day Perhaps it's a hard day

딱 하루, 아마 힘에 부치겠지만


Somehow it's one day And I would say ME-AN

어떻게 되어도 괜찮을 하루일거에요 그리고 난 당신에게 말하겠죠 "ME - AN"


Just a day Perhaps it's a hard day

딱 하루, 버티기엔 버겁겠지만


Somehow it's one day And I would say ME-AN  

어떻게서든 지나갈 하루일거에요. 그리고 난 당신에게 말하겠죠 "ME - AN"




Just a day Perhaps it's a hard day Somehow it's one day

아마 아주 힘든 날이 되겠지만, 뭐 어떤가요 딱 하루인데요


And I would say ME-AN

그리고 난 당신에게 말해요 "ME - AN".





혁오는 이 곡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빨리 통일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이 깊은 오랜 친구에게는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영어로 된 가사들 끝에 갑작스런 한국어  '미안합니다' 가 들려오면 어쩐지 불쑥 서러워집니다.

대번에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빙빙 돌려 전하던 마음이 비로소 우리의 언어로 번역 되어 와닿을 때.

밉다가도 싫다가도, 어쨌거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같은 뿌리임이 자명해지는 당신들에게

건네보는 멋쩍은 인사, 혹은 사과, 어쩌면 아주 밑바닥 저 깊은 곳에 잠들었을 사랑.


지상에선 도무지 출 일 없어보이는 강강술래지만 지하에선 이미 다 추었겠어요.

오랜만에 만나 아주 반갑다며 눈물을 흘리고, 입 맞추고, 부둥켜 안았겠어요. 서로 미안하다며 손 내밀어도 봤겠어요.

이산 가족 1세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짐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그리움의 정서도 옅어져 가는 것 같아요.

분명 우리의 일인데 더 이상 우리의 일이 아니게 되어 버렸달까요.

완전히 남이 되어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이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는 요즘,

여전히 저 철창 너머에 두고 온 고향과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을 얼굴들을 떠올려봅니다.

전쟁의 상처는 늘 이념보다 질겨요. 애석하게도 그래요.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은 건 실체없는 증오와 공포, 정치적 명분과 빨갱이라는 단어 뿐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됩니다.


떨어뜨릴 수 없을 것만 같던 과거의 기억과 이념은 잠시 뒤로하고 뱉어 보는 한 마디.

지금까지 혼자 남겨 두어서, 만나지 못하고 보낸 세월이 너무 길어서, 당신을 두고 남으로 북으로 떠나와서


"정말 미안합니다."



함께 첨부하고 싶은 영상이 있었는데 브런치는 링크 공유가 안되나봐요.

시간이 나신다면 유튜브에 lotus bud를 검색해 혁오의 강강술래를 배경음악으로 작업한 영상을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 존재 이유를 정말 잘 드러내주는 값진 영상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이젠 정말 그만 명랑할 때가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