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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서 Mar 02. 2022

장모님의 죽음

장모님의 죽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글을 쓰려했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이라도 많이 읽을걸"..."학생 때 공부라도 열심히 할걸!"

~할걸"  ~할걸"


얼마 전  철 모르는 사위를 두고 장모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까지 덧셈을 하셨던 장모님,

2+4?   육이지!

3+5는   팔이지

그럼 6+8은?    여기서 막히신다.

물러~(강한 충청도 사투리)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을 끌어도 두 자릿수는 안 되는가 보다.


이렇게 떠나시기 전까지 사위와 덧셈 놀이를 하던 장모님이 떠나셨다.

철딱 서니 없는 사위를 두고 그렇게 한 많은 삶을 마치셨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도 나와 식사를 하실 때 접시에 놓인 맛난 반찬을 갖고

서로 피 터지게(?) 젓가락 싸움을 벌이셨던 나의 친구 같은 다정한 내 장모님께서  당신이 원하는 고통과 슬픔이 없는 곳. 장인어른 만나러 떠나셨다.


큰딸과 사위 손에 똥 묻힐까 봐 , 고생시킬까 봐, 단순히 그런 이유 하나밖에 없다.

곡기를 끊으시고 어떡해서든지 입에 아무것도 넣지 않으시려 한 그것은 하루라도 빨리 이승을 떠나시려는 마음이었을까?

우리 큰사위 언제나 철들까 한숨도 쉬셨을게다.  장인어른 떠나신 후 외롭고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흰 벽만 보고 사셨을 것이다.

젊으셨을 때 하셨던 포목점 에서나 봄직한  베옷 하나 입으시고  가만히 누워 잠든 모습!


아~ 이제 시원하고 편안하다" 하시는 듯 곱게 단정하시고 누워 계신 온화한 얼굴의  장모님.


자식만 많으면 뭐해! 목사들이면 뭐해  다 쓰레기, 개새끼 들인걸...


험한 말 들으시고 얼마나 속이 상하셨고 가슴 아파하셨을까..


그런데 솔직히 누가 감히 내게 저 가증스러운 얼굴들을 용서하고 이해하라고 할 수 있을까...

감히 누가...


장모님 떠나시는 걸 보니  아무것도 아니다. 산다는 것이..


사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사는 거다.

목숨이 끊어지지 않아서 호흡만 하는 거다.

누가 알았나 단순하게 덧셈 정도는 하며 기저귀 차고 살아도 더 사셔도 되는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실 줄을..


장모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장난하던 무더운 여름날의 한때가  눈앞에 떠오르는 오후 다섯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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