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글을 쓰려했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이라도 많이 읽을걸"..."학생 때 공부라도 열심히 할걸!"
~할걸" ~할걸"
얼마 전 철 모르는 사위를 두고 장모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까지 덧셈을 하셨던 장모님,
2+4? 육이지!
3+5는 팔이지
그럼 6+8은? 여기서 막히신다.
물러~(강한 충청도 사투리)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을 끌어도 두 자릿수는 안 되는가 보다.
이렇게 떠나시기 전까지 사위와 덧셈 놀이를 하던 장모님이 떠나셨다.
철딱 서니 없는 사위를 두고 그렇게 한 많은 삶을 마치셨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도 나와 식사를 하실 때 접시에 놓인 맛난 반찬을 갖고
서로 피 터지게(?) 젓가락 싸움을 벌이셨던 나의 친구 같은 다정한 내 장모님께서 당신이 원하는 고통과 슬픔이 없는 곳. 장인어른 만나러 떠나셨다.
큰딸과 사위 손에 똥 묻힐까 봐 , 고생시킬까 봐, 단순히 그런 이유 하나밖에 없다.
곡기를 끊으시고 어떡해서든지 입에 아무것도 넣지 않으시려 한 그것은 하루라도 빨리 이승을 떠나시려는 마음이었을까?
우리 큰사위 언제나 철들까 한숨도 쉬셨을게다. 장인어른 떠나신 후 외롭고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흰 벽만 보고 사셨을 것이다.
젊으셨을 때 하셨던 포목점 에서나 봄직한 베옷 하나 입으시고 가만히 누워 잠든 모습!
아~ 이제 시원하고 편안하다" 하시는 듯 곱게 단정하시고 누워 계신 온화한 얼굴의 장모님.
자식만 많으면 뭐해! 목사들이면 뭐해 다 쓰레기, 개새끼 들인걸...
험한 말 들으시고 얼마나 속이 상하셨고 가슴 아파하셨을까..
그런데 솔직히 누가 감히 내게 저 가증스러운 얼굴들을 용서하고 이해하라고 할 수 있을까...
감히 누가...
장모님 떠나시는 걸 보니 아무것도 아니다. 산다는 것이..
사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사는 거다.
목숨이 끊어지지 않아서 호흡만 하는 거다.
누가 알았나 단순하게 덧셈 정도는 하며 기저귀 차고 살아도 더 사셔도 되는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실 줄을..
장모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장난하던 무더운 여름날의 한때가 눈앞에 떠오르는 오후 다섯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