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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서 Mar 02. 2022

결혼 전 고운 아내의 손이 그립거든....

결혼 전 고운 아내의 손이 그립거든....

과거에 전혀 알지 못했던 서로가 하늘이 점지해주신 축복으로  만나서
백년해로를 약속하고 혼인을 합니다.

남편은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 키위 해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는 아내 역시 사랑하는 남편과 가족을 위해서 또한 많은
정신적 육체적 노고에 힘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결혼 전에는 “이것저것 해줄 것도 많고  힘든 일 대신해준다”는  언질도 우스개 소리 삼아 하였겠지요.  

연애시절 만났던 아내의 손등은 비단결보다 더 고운 그것이었습니다. 아내의 손길은 나의 달콤한 잠을 유도하였고
온갖 잡념과 번뇌를 잊게 해 주었으며   자녀를 양육 키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귀하고 귀한 사랑 표현의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생리학적으로 세포가 생성되고 또한 죽어가는 과정에서  주름도 생기고 잦은 물(水) 일로 손이 거칠어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혼 전 내가 사랑한 , 나의 마음을 들뜨게 한 곱디고운 아내의 손!.
그 손등은 이제 서서히 거칠어지고 주름이 생깁니다.

내가 좀 더 자주 설거지를 해줄걸… 걸레도 내가 빨아서 훔칠걸…

결혼 전 매력적인 아내의 다리에 엷은 핏줄이 조금 보여도  하지 정맥류를 걱정하며 “혹시 설거지하느라 싱크대 앞에서
오래 서서 그런 것이 아닐까?” 염려하며   아! 내가 대신할걸… 하고 자책을 많이 하게 됩니다.

잠자리에 누운 아내의 두 다리를 주무르면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결혼 전 아주 고왔던 아내의 손이 그 상태로 오래가기를 바란다면 -물 일한 다고 손이 거칠어진다는 증거는
없을지라도- 자주 설거지를 도와주십시오. 믿고 따르는 사랑하는 남편이 아니면 누가 아내를 돌봐 주겠습니까?

질 좋은 화장품을 사다 주는 식사 후에는 아내가 발코니에 앉아 조용한 음악을 벗 삼아 차 한잔 즐기도록  내가 설거지를 하십시오.

힘들어하는 아내의 어깨에 살포시 믿음직한 손길을 얹고  사랑의 포옹을 하십시오.

지금 아내는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힘들더라도 내색을 안 하는 경우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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