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테스트 콘텐츠 만들기

양산형 mbti는 어떤 노고가 들어가는가?

by 라연

앱 홍보용 MBTI 테스트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디자인과 개발은 다른 직원이 할 예정이라 제가 남길 이야기는 콘텐츠를 짰던 과정이에요.


호기롭게 콘텐츠 제작을 맡았지만 사실 저는 mbti에 대해서 제 유형 빼고는 그다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이 기회에 공부해두면 (어린) 사람들이랑 교류할 때 도움이 되겠지?라는 마음이 컸는데 결과적으로는 사람을 잘 안 만나니 그럴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제작해야 할 콘텐츠는 질문지와 결과지 입니다.

먼더 질문지를 만들려면 E와I, S와N, T와F, J와P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차이는 공부하면 되는데 이를 질문지에 녹여내는 과정에서 딜레마가 발생해요.

질문지를 재밌게 (클라이언트 입맛에 맞게) 만들려면 특수한 상황 설정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특이 상황에서는 자기 성향과 다른 선택을 많이 한다는 점이죠.

그렇다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무난하고 세심하게 쓰면 정식 테스트라도 (무단으로) 만드는 거냐는 비난아닌 비난을 받게 됩니다.


적당히 재밌으면서도 너무 엉망이지 않은 질문지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결국 피드백이죠. 저와 다른 유형들의 그때그때 케이스에 따른 선택을 다 짐작하기는 어려웠거든요.

저는 이번 테스트를 만드는 동안 친구들을 정말 알뜰살뜰 볶아먹었습니다.. 친구가 자긴 S지만 이럴 때는 N으로 대답할 거 같다고 말해주면 수정 또수정 또또 수정의 과정을 거쳤어요.

컨셉은 요즘 유행하는.. 고3 수험생이던 내가 자고 일어나니 제국의 남작 영애~?의 카카페 갬성과 어플 정체성을 섞어서 잡았습니다.




다음은 대망의 결과지.

사실 위에서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질문지를 제작한다 한들 단편적인 12개 문답으로는 정확한 자기 유형보다는 유사 유형 정도가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 유형도 저 유형도 아우르는 공통점 위주로 작성해서 내꺼인듯 니꺼인듯 내꺼같은 결과인게 좋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문제는 그래도 명색이 mbti 테스트인데 니맛도내맛도 아닌 걸로 쓰면 그저 흔한 양산형 테스트로 끝날 것 같다는 거였습니다. 10명의 사람이 음 비슷한것 같네~ 하는 것보다는 5명 아니 3명의 사람이라도 공감과 위로를 받고 이 테스트 좋다고 공유해주는 편이 더 나은 홍보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방향을 정하고 각 유형들을 공부해나갔습니다.

일단 많은 설명글을 보면서 잘 분석된 내용을 고르고, 유튜브에서 해당 유형 사람들 인터뷰를 보면서 느낌도 익히고 설명과 겹치는 내용을 다시 추렸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글로 풀어낼만한 내용을 또 추려서 작성하면 완성!


(이하 생략)


저는 이번에 16가지 성격 유형에 대한 많은 글과 인터뷰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다 다를 수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양성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누군가는 앞장서서 이끌어가고, 누군가는 질서를 따르며, 누군가는 힘든 사람을 도와주고, 누군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리 탐구에 매달리는.

각기 다른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이 말이죠.


물론 mbti는 성격 분류 방법 중 하나이고, 이걸로 개개인의 특수성을 모두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요즘의 mbti 열풍이 긍정적이라고 생각되는 건, '나만' 이런 게 아니고 '쟤만' 저런 게 아니고 원래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는 거구나. 내가 특이하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니고, 남의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성격 유형이 많이 달라서 그런 거구나.

이렇게 나와 세상을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보는 데 mbti가 도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청소년기에 내가 봐도 내가 너무 또라이로 보여서 불편했는데...알고보니 그런 인간이 꽤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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