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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언니 Aug 30. 2022

주위에서 모두가 결사반대했던 일본 유학, 지금은?

내 인생의 결정권자는 나 자신뿐

나는 2014년에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났다. 그때 내가 모았던 돈은 천만 원. 내 전재산이었다. 나의 말에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신 분들이 있을 거다. 전재산으로 유학을 갔다고..? 그럼 부모님은?


우리 부모님은 내가 일본으로 유학 간다고 했을 때 결사반대를 외치셨다. 부모님이 일본 유학을 반대하신 이유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었는데,


1. 유학은 돈이 많이 든다.
2. 일본은 지는 나라다.
3. 일본 유학은 도피 유학 같은 느낌이 든다.
4. 우리는 너를 지원할 돈이 없다.
5. 우리는 지금 돈이 없으니 네가 돈 벌어야 한다.


일본은 성장 가능성 없다, 남들이 봤을 때 도피유학으로 보일 것이다.라고 허울 좋은 소리를 늘어놓았지만 결국 '우리는 돈 없는데 어딜 너는 유학을 가느냐.'였다. 심지어 내가 내 돈 모아서 가겠다고 이야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비웃었다.





네가 어디서 뭘 듣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허무맹랑한 소리다.

현실 모르는 사람들이 너처럼 허구 속에 사는 사람들의 욕망 부추기면서 본인들 돈 버는 거다.

너도 똑똑한 척하더니만 결국 헛똑똑이구나.



일본에 마냥 가고 싶어서 허무맹랑하게 유학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이런 비전을 보았고 문과생으로써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인재가 돼야 한다. 나는 그 나라를 일본으로 결정했고,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가서 여러 경험을 쌓겠다는 내 결론에 대해서 부모님은 '허무맹랑한 치기 어린 꿈'이라며 한 순간에 묵살해버렸다.


그때 느꼈다. 우리 부모님은 내 결정을 존중하는 부모가 아닌 본인들의 상황을 더 중시하는 분들이라는 걸. 부모님을 절대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우리 부모님이 TV나 드라마, 책 속에 나오는 자식들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이상적인 부모님'은 아니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나 자신을 존중하고 믿어야 할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상황



부모님이 본인들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중시하여 '경제적인 지원은 어렵다'라는 결론을 내렸으니, 당시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어른이 된 나는 '앞으로의 내 커리어, 내 미래'를 중시하여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 없이 내 돈으로 유학을 떠나자.'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게 부모님 경제적 지원 없이 내가 돈 벌어서 가겠다는데도 부모님의 반대는 엄청났다. 어머니는 나한테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애'라고 까지 나를 힐난했다. 하지만 나는 일본행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아무한테도 응원받지 못하고 일본으로 떠났다.





친구들은 어땠을까? 친구들도 일본 유학에 대한 걱정을 빙자하며, 내 꿈을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치부했다.



"너 이제 올해 22살인데, 일본어도 지금부터 공부해서 대학 진학은 언제 하려고. 대학 진학 늦어지면 대한민국에서는 뒤처진다는 소리 듣는다?"

"이런 말 하기 싫지만.. 취업 시장에서 여자 나이 중요한데.. 네가 아무리 일본 가서 일본어 잘해온다고 해도 한국에 일본어 잘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게 메리트가 되겠어?"

"네가 아직 현실을 몰라서 그런데 한국 취업 시장 만만치 않다? 여자 나이 20대 후반 되면 좋은 곳 못가."



그렇게 8년이 지났다. 지금은 어떨까?


부모님은 '일본 대학교에서 전액 장학금 받으면서 유학한 우리 자랑스러운 딸'이라고 자랑하며 친구들은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고 영어도 잘하는 글로벌 인재'라며 나를 부러워한다.


내가 그때 분명 반대했었지?라고 물어보면 다들 딴짓하며 "그때는 몰랐지."라고 이야기 주제를 바꾸려고 한다. 요즘 우리 어머니는 "너 그때 일본 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라고 까지 이야기를 한다.


분명 같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때와 너무나도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들한테 현재 나는 잘 나가는 글로벌 인재이다. 외국에서 커리어 쌓는 그런 자기의 꿈을 걸어가는 멋진 사람.


그들의 달라진 태도를 보며, 정말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남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내 결정은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당연히 제대로 본인이 알아보지도 않고 남의 말에 휩쓸려 '이게 내 생각이야.'라고 착각하면서 허구의 세계에서 꿈만 꾸는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말하는 '현실감 없는 사람'이 되겠지만, 미지의 세계라도 본인이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후, 도출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선택을 믿고 실행했으면 좋겠다.


그 대신 실패할 때도 내가 한 선택이니, 당연히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는 점!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본인이 선택했으면서 왜 말리지 않았냐며 남 탓할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도전을 추천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에겐 본인의 이상 속의 멋진 본인과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맞다고 추천해주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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