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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희쌤 Jan 25. 2024

엄마랑 싸워서 학교에 안 온 아이

아이가 학교에 안 왔다.


평소 하이클래스 출결알리미를 쓰는 지라 학부모님한테서 따로 연락이 오지 않아도 놀라지 않았다.


그저 병원에 갔겠거니 했다.


그런데 3교시를 끝내고 학부모님께 전화가 왔다.


아이가 오늘 엄마랑 싸워서 속상해서인지 학교에 안 갔다고 했다.


"선생님~ 아이가 학교에 안 갔어요. 저도 지금 알아서.. 너무 놀라서 전화드려요 ㅠㅠ"


어머니께서는 당연히 아이가 등교한 줄 알고 계시다 놀라서 전화를 하신 거였다.


"네에~????? 헉;;;; 네 알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등교시켜 주세요~!!"


어머니께서는 지금 등교시켜도 되냐고 하셨다.


"네 당연하죠~! 지금이라도 보내주세요~!"


30분 뒤, 아이는 쭈뼛쭈뼛 민망해하며 교실에 들어왔다.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 엄마랑 싸우고 학교 안 오는 그 심정이 뭔지 알 것 같아서 혼내기가 뭐 했다.


그렇다고 모른 척 자연스레 자리에 앉히기도 웃긴 상황이라 잠시 와보라고 했다.


애들이 3학년이라 뒤늦게 등교한 아이를 보곤 모두 몰려와 주변을 둘러싸고 질문 세례를 해댔다.


(약간 강아지 카페에서 새로운 강아지 오면 모든 강아지가 둘러싸며 냄새 맡는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는 표정이 울적했다.


"뭔 일 있었어~???"


모른척하고 물었더니 엄마랑 싸워서 속상해서 학교에 안 왔다고 술술 말했다.


그러자 눈치 없고 어린 요 꼬맹쓰들이 주변에서 "어 그래도 와도 되는데~??" "아 혼났대 혼났대" 이러면서 한 마디씩 얹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눈치 없어서 더 웃김)


혼내기도 뭐해서 그냥 "아 그랬구나. 지금이라도 잘 왔어. 다음엔 속상해도 꼭 학교에 와~"라고 하고 아까 하던 수업 활동을 설명해 줬다.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처음에만 울적해하곤 다시 활짝 웃으며 즐겁게 친구들이랑 떠들고 놀았다. (안심... 다행..ㅎㅎ)


엄마랑 싸우고 학교 가기도 싫은 그 심정 나도 한 때 겪어봐서 ㅠㅠㅠㅠ 도저히 뭐라 할 수가 없었다 ㅠㅠㅠㅠㅎㅎㅎㅎㅎ 사춘기 때 여자아이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ㅠㅠㅠㅎㅎㅎㅎ


p.s. 그래도~~~ 나중 되면 ~~~ 진짜내편은 엄마밖에 없당!!! 그건 꼭 나중에라도 알아주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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