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면서 입시왕이라는 채널을 봤다.
요즘 교육 채널을 활발히 운영하면서 다른 교육채널 콘텐츠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입시왕 채널에서는 요즘 감당 안 되는 사교육비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는 매달 무려 350만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학부모의 사연이 나왔다.
한 패널은 '매달 50만 원 벌기도 힘들다. 50만 원 더 벌려면 슬플 때 웃고 추울 때 나가야 한다'라며 지출 수준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영하 3도에 출근하며 이 말을 들으니 너무 공감됐다.
돈 벌려면 싫은 것도 해야 하는데 지출은 이렇게 쉽다니....
아무리 맞벌이라 하더라도 사교육비로 월 350만 원 쓰려면 장난 아니겠다 싶었다.
사연 속 여자분은 사교육비를 쏟아부었는데도 아이한테서 그만큼의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 화를 냈다고 자책하셨다.
충분히 이해됐다. 돈 쏟아부었는데 아웃풋 안 나오면 화날 만하다. 자연스러운 감정..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안 쓰면 되지 않나....................................................................
그렇게까지 투자해 가면서 아이에게 기대하는 심리가 100% 이해되진 않았다.
차라리 월 350만 원으로 아이랑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데 놀러 다니는 건 어떨까... 너무 이상적일까..
모르겠다.
나는 학창 시절 내내 공부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까 이제 공부엔 질려버렸다.
우리 반 아이들한테도 공부하라 잔소리 안 하는 것도 같은 이유고, 나중에 아이 낳아서도 공부하라고 안 할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요, 공부 잘했다고 해서 성공한 것도 아닌 것 같다.
다들 자기 그릇에 맞게, 자기 상황에 맞게 밥벌이 잘하면서 자기의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자식을 낳는다면, 공부를 원하면 시켜주겠지만.. 그 힘든 고행의 길을 걸으라고 먼저 독촉하고 싶진 않다.
차라리 월 350씩 주식 사주거나 집 한 채 갭으로 사주는 게 나을지도.................................
살면서 공부하란 소리 들어본 적이 없지만 내가 공부에 미쳐서 하지 말래도 열심히 했다.
자식이 먼저 공부에 미쳐서 학원 보내달라고 떼쓰지 않는 이상 억지로 돈 넣어가며 학원 보내는 건 아닌 것 같다.
사실
외고 다닐 때 소위 '만들어진 아이들'이 있었다.
사교육으로 점철되어 만들어진 아이들...
이 아이들도 공부 엄청 잘했다. 다만 그 모든 것이 만들어진 거였는데 결과적으로 대학도 잘 갔고, 지금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정도 만들어진 아이들을 만들려면 사교육비를 엄청나게 쏟아부어야 한다.
내가 알기로 이 만들어진 아이들의 경우 15년 전 당시 물가로 월 300~500씩 학원비로 썼다.
지금 물가로 천만 원 정도 될 듯...
내가 내린 결론은
1. 아이가 원하면 사교육 시키기
2. '만들어진 아이'를 빚어내려면 돈 제대로 투입하기(애매 x)
애매하게 돈 투자하면 고만고만한 실력에 서로 감정만 상할 수 있으니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고, 확실한 노선을 택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글을 써두는 건 내가 나중에 아이를 낳고, 학원을 보낼 때가 됐을 때
다시 한번 보려고 하는 이유도 있다.
다시 한번,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기. 확실하게!
이왕 돈 투입할 거면 절대 원망 금지.
결과에 대해선 아이한테 달려있음.
돈 투입 안 할 거면 그 돈 아껴 여행 가거나 좋은 자산 사주기